광주·전남·평택·안성에서 오미크론 대응체제 시행

“고향에 가도 될까”…귀성 계획 시민들 혼란 가중

방역지침 변화로 격리일 기준도 달라져

지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부산동부지사 승강기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대화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지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부산동부지사 승강기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대화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사상 처음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방역지침도 바뀌면서 설 명절 이동을 앞둔 시민들은 우려와 혼란을 느끼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012명이다. 하루 만에 4400여명 폭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4221명 ▷서울 3178명 ▷인천 879명 등 수도권만 8278명에 달한다.

전례 없는 확산세에 귀성 일정을 급하게 바꿀지 고민하는 시민도 있다. 경남 합천에 거주하는 주부 고모(30·여) 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괜히 다른 가족에게 피해 줄까 안 갈 수도, 설 연휴 전 주말에 얼굴만 보고 올 수도 있다. 고민 중”이라며 “방역지침도 시시각각 바뀌어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어 “확산세도 확산세지만, 한국이 미국도 아니고 도시 간 이동이 잦은데 지자체별로 방역체계에 차이를 두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냐”고 토로했다.

경기 군포에 사는 회사원 박모(32) 씨도 고심이 커졌다. 박씨는 “처가가 멀어 명절에 가는 게 전부다. 수도권 감염자가 많다는 이유로 어렵게 내려갔는데 ‘왜 돌아다니냐’는 시선으로 볼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 3차 접종(부스터 샷)까지 완료한 상태다.

대구가 고향인 서울 거주 대학생 오모(21) 씨도 “코로나가 워낙 일상화돼 심각성을 잘 모르겠다. 서울이 확진자 수가 더 많으니 지방 가는 게 무섭진 않다”면서도 “서울에서 내려갔다가 바이러스를 퍼뜨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미크론 변이 대응체제’를 시범 도입하는 등 방역·의료체계 전환에 들어간다. 오미크론 우세화 지역인 광주·전남·평택·안성, 4개 지역의 보건소, 선별진료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 결과가 나와야 PCR 검사가 가능하다.

광주가 고향인 서울 거주 직장인 이모(25·여) 씨는 주말 귀성을 앞두고 미리 PCR 검사를 받은 뒤 서울로 돌아와서도 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이씨는 “가족을 안 보기엔 아쉬움이 커서 마스크 끼고 얼굴만이라도 보고 올 생각”이라며 “2차 백신 맞은 지 96일이 지났는데 3차를 서둘러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광주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언제부터 방역대응체계가 전환되는지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확진자 수가 월등히 많은 서울시의 경우도 별다른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26일) 기준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서울시 대책은 목요일(27일) 브리핑에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새로운 격리지침도 나왔다. 격리기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다르며 전국에서 동일하게 시행된다. 지난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확진자·밀접접촉자 격리와 관련된 접종완료자의 정의를 기존 ‘3차 접종 후 14일 경과 또는 2차 접종 후 90일 이하’에서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일부터 90일 이내’로 수정한 상태다. 2차 접종 후 90~180일 경과자가 갑자기 미접종자가 돼 버려, 관련된 혼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접종완료 확진자의 격리일은 10일에서 7일로 줄어들고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자가격리를 면제받는다. 반면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2차 접종 후 14일이 넘지 않거나 90일이 지난 사람은 확진 시 10일간, 밀접접촉 시엔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지역별 오미크론 확산세가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지역 차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고민경(27·여) 씨는 “고향이 서울이라 설에 이동을 안 해도 되는 게 다행인가 싶을 정도”라며 “다만 코로나19 초기 때 대구 사례처럼 오미크론으로 지역별 낙인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방대본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단기 예측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이 델타 대비 3배에 달할 경우 이달 말 신규 확진자 수가 8700~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으면서 전망은 현실이 됐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다음달 중순 신규 확진자 수는 2만7000~3만6800명에 달하고 다음달 말 7만9500~12만2200명까지 치솟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이 델타 변이의 2.5배로 가정하더라도 다음달 중순 신규 확진자 수는 1만5200명~2만1300명, 다음달 말 3만1800~5만22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