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빈소서 취재진에 심경 밝혀
“공사측 징계·고발에 큰 충격 받은 듯”
[헤럴드경제]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무 부서장을 맡아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아오다가 21일 숨진 채 발견된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의 유족이 22일 “고인은 실무자였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처장의 동생 A씨는 이날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에 결정권자 없이는 (사업을 추진할) 힘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이 숨지기 하루 전인 20일 함께 점심을 먹었다고 밝힌 A씨는 “당시 형에게 밥을 떠먹여 줘야 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형은 줄곧 ‘실무자로서 일한 것밖에 없다’며 억울해했다”면서 “특히 사측이 자신을 중징계하는 것도 모자라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청구까지 한다는 얘기를 해줬는데 회사의 조치로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형은 고인이 된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을 언급하며 그분이 돌아가신 이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어서’라고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 측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중징계와 형사고발 등 방법으로) 부서장이었던 형에게 대외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 게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처장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수사기관의 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A씨는 “검찰과 경찰이 개인 하나를 두고 몇 번씩 참고인 조사를 하다 보니 형이 현직 실무자로서 중압감을 크게 받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세한 조사 내용은 모르지만 수사 기관이 형의 업무 영역이 아닌 것까지 ‘하지 않았냐’는 식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형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형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나라, 이 정권,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고도 했다.
김 처장을 조사해 온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을 규명해가는 과정에서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면서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김 처장은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사 직원들이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김 처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무실 등을 돌아보다가 그를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처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 바로 아래 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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