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3일 헌법소원 선고
청구인들, “양육비 받을 실효성 있는 법 없어”
법조계, “단순 위헌보다 헌법불합치 가능성 커”
양육비이행법 등 관련 법안 마련으로 각하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혼 후 양육비를 받을 실효성 있는 법을 만들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결론이 이번 주 나온다.
헌재는 오는 23일 강모 씨 외 261명이 낸 입법부작위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한다.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이란, 헌법상 입법 의무가 있는 국회가 필요한 입법을 하지 않은 것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강씨 등은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령을 국가가 제정하지 않는 것은 생존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혼 시점에 사법기관을 통한 양육비 집행을 기대했지만 현실적으로 양육비 채무자들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없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위헌성을 인정하더라도, ‘단순 위헌’보단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가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 국회는 헌재가 정한 날짜까지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HB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양육비에 관한 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양육비 채권을 시행할 강제집행 방법은 다 있다”며 “그럼에도 양육비를 안 주니, 일반 채권보다 더 강하게 보호해줘야 한다는 법적 책임과 도의적 책임까지 집행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법은 불충분하다고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정적으로 말은 못 해도 ‘지금 상황이 위헌적이다’, ‘입법처가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등 취지의 결정 이유나 소수의견만으로도 입법 개선의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강씨 등의 헌법소원 이후로 양육비 집행과 관련한 법들이 생긴 상황에 주목해 헌재가 입법 의무가 없다고 보고 ‘각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양육비이행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명단공개와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와 형사처벌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 법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양육비 채무자 두 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정부 차원의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전에도 ‘배드 파더스’나 ‘배드 페어런츠’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사적 신상공개는 계속 이어졌다. 현재 양육비이행법과 관련 없이 사적으로 양육비 채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시민단체들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배드파더스 대표를 지낸 구본창 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2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배드파더스’는 법 개정 이후인 지난 10월 사이트를 폐쇄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배드페어런츠 사이트를 운영한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선 벌금 80만원이 선고돼 현재 상고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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