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강제로 포토라인 세웠다”며 소송

1심 “배상책임 없다”… 항소심서 뒤집혀

대법원. [헤럴드경제DB]
대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검사 스폰서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언론 ‘포토라인’ 때문에 초상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낸 사업가가 국가로부터 손해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정부와 사건 주임검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국가는 A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A씨는 고등학교 동창이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다. A씨는 2016년 9월 5일 구속영장 집행을 위해 법원으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검찰이 공인이 아닌 자신을 강제로 포토라인에 세웠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A씨의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모자나 마스크 등은 지급되지 않았고, A씨는 포토라인에 모여 김 전 부장검사와 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1심은 A씨가 스스로 언론의 관심을 유도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이 강제로 포토라인에 세운 것이 아니라고 봤다. 또 A씨를 수사한 주임검사와 포토라인에 동행한 수사관 등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한 국가의 손해배상 의무도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어떠한 의미에서도 ‘공인’ 또는 ‘공적 인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신원·초상 공개를 정당화할 사유가 없으므로 사진·동영상 촬영으로 위법하게 초상권을 침해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A씨를 수사한 주임검사의 경우, A씨의 얼굴을 가릴 물품을 제공하지 않도록 지시했다는 증거가 없고, 수사관들 역시 구속영장 집행을 비롯한 수사 상황을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데 관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들의 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