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역신장을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내년 신규 출점 등 적극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신선식품 강화에 나선 대형마트의 변신과도 유사해보이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SSM은 집 근처에서 빠르게 식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체질개선 마친 SSM…대반격 시작됐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 전문성을 토대로 변신에 나선 SSM(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체질 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SSM은 신선식품 및 즉석조리식품, 가정간편식(HMR) 등의 육성에 집중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SSM의 신선·조리식품의 매출 비중은 25.1%로 집계됐다. 1분기만 하더라도 이 비중은 19.4%였으나, 2분기 20.6%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가공식품 비중은 1분기 30.1%에서 10월 26.2%로 감소했다.
유통규제로 신규출점이 제한적인 SSM은 수년간 성장성이 정체돼있고, 무엇보다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10월에도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각각 1.4%, 9% 증가한 반면 SSM은 -1.6%로 역신장했다. 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점포수도 전체 1146개에서 1108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역밀착형, 근거리 쇼핑채널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SSM의 경쟁력도 분명해지고 있다. SSM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오프라인 구조조정을 거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신선·즉석식품 중심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 및 신규 출점도 늘릴 계획이다.
퀵커머스·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신규 출점으로 위기 돌파구
퀵커머스가 부각되면서, 촘촘한 점포망으로 빠른 배송이 가능한 것도 SSM의 경쟁력이다. 신규출점보다는 기존점의 수익 증대를 위해 나선 GS더프레시(GS슈퍼)는 온라인몰에 공들이는 동시에 ‘49분 번개배달’을 실시중이다. 롯데슈퍼 또한 지난해부터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최근 SPC의 해피오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도 신선식품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SSM의 식품 전문성이 훨씬 뛰어나고, 바로 사와서 식사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에 대한 고객 호응도도 높다”며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은 물론 물류 거점으로 SSM의 잠재력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슈퍼는 신규 가맹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슈퍼는 지난 3분기 기준 135개의 점포가 폐점했지만, ‘롯데프레시&델리’라는 브랜드명으로 리뉴얼도 동시진행했다. 내년에도 93개점을 리뉴얼하고, 잠재상권 위주로 신규 출점에 나선다. 특히 신선식품과 델리카(즉석조리식품) 비중을 50%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의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6년만의 신규 점포로 지난달 경기도 시흥시에 시흥배곧점을 오픈했다. 홈플러스는 내년에도 추가 출점을 이어갈 계획으로 본사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익스프레스 자산운영팀’을 ‘익스프레스 신규점개발팀’으로 이름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