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SK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주소현 기자] “기업의 모든 투자와 솔루션, 책임분담, 파트너십 등은 세계 온실가스 감축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최태원 SK회장 지난 6일 BBC 인터뷰)

SK그룹이 지난 2일 2022년도 임원 정기인사를 단행한 이후 최태원 SK 회장의 친환경 관련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른 공개 일정 중 거의 모든 자리에서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소신과 의지를 밝힘에 따라 내년을 기점으로 그룹의 그린 부문(수소, 배터리 등)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국제포럼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 환영사에서 “한달 전 SK CEO(최고경영자)들은 함께 모여 탄소에 관한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탄소저감으로 2030년까지 탄소 2억톤을 감축하는 것인데, 이는 세계 감축 목표량의 1%에 대항다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SK그룹이 미국에서 향후 4년간 400억달러(약 47조원)를 투자, 미국내 탄소저감에 기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룹 내 수소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 E&S의 유정준 부회장은 “SK가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지난 20여년간 시가총액이 30배 성장했던 것처럼 이제는 CEO들이 사회적 가치 추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특히 탄소저감을 위해 ‘RE100(소비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가입을 했으며 미국에서 EV배터리, 에너지솔루션, ESS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기술기업으로서 저전력 SSD 등 기술혁신을 통한 탄소저감 노력을 소개했다.

이날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도 최 회장은 “저탄소 사회에선 기회도 많이 있으며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며 일각에선 제기하는 ‘그린워싱(위장환경사업)’ 논란에 대해선 “기업들이 어떻게 그레이(전통산업)에서 그린(친환경산업)으로 바꾸는지 직접 보고 들었다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반박했다.

지난 5일 스웨덴 발렌베리가가 만든 투자전문기업 총수(콘니 욘슨 EQT파트너스 회장)를 만난 자리에선 “한국은 특히 수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역시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와 온라인으로 공동개최한 ‘도쿄포럼 2021’에서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민관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며 SK가 개발 중인 ‘환경 보호 크레딧(EPC·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 제도를 소개한 바 있다. 현재 SK그룹은 6인의 전문경영 부회장단 중 두 명의 부회장(유정준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을 그린사업 부문에 투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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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