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 회원이 지난 3월 4일 스위스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건물 밖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일시 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
국경없는 의사회 회원이 지난 3월 4일 스위스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건물 밖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일시 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계무역기구(WTO)는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지식재산권 일시 면제에 관한 회의를 했지만 무위로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가 작년 10월 2일 WTO에 백신 지재권 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지 1년이 넘었지만 공회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 여부를 논의하는 이날 비공개 무역관련지식재산권협정(TRIPs) 회의에서 노르웨이 측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각국 대표단에게 물었다고 보도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방향성을 잃은 것이라는 전언이다.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하는 국가는 100개가 넘는다. 그러나 스위스 등 주요 제약사를 유치한 일부 국가는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지재권 면제에 무게를 싣는 발표를 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아직 현실화하진 않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르웨이 측 대표는 다음 단계에 대한 의견을 신속히 제시하라고 다른 국가 대표에게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중국 측은 논의가 돌고 도는 형국이고, 실질적 진전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측도 일부 회원국이 의미 있는 관여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11~12월 열리는 주요 장관급 회의를 앞두고 지재권 면제를 마무리할 기회였다.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우선순위로 백신 불평등에 대한 해법을 지목했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의료 자선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지난 1일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재권 포기에 반대하는 국가가 입장을 바꾸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지재권 면제는 추가 제조사가 생명을 살리는 의료 도구 생산과 공급을 늘리고 전 세계적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재권 면제를 반대하는 쪽은 이날 토론에서 면제가 원료 희소성, 공급망 문제 등 백신 형평성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