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 이후 그룹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인수합병(M&A)을 놓고 ‘글로벌 공룡’ 인텔과 치열한 두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텔의 부흥을 위해 M&A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산업에서 합병이 있을 것이고 그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가 통합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WSJ은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시장 세계 3~4위권인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달 15일 보도했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18일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미국 당국에 기업공개(IPO)신청서를 냈으며 이는 인텔과의 합병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전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 금액은 300억 달러(약 34조)로 추정됐다.
겔싱어 CEO는 인터뷰에서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거부했다. 하지만 “M&A는 자발적인 인수자와 매각자를 필요로 한다”면서 “나는 자발적인 인수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 비용이 최근 몇 년간 급증해 통합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10~15년 전에는 선도적인 10여개 기업이 있었지만 극도의 자본 집약적인 특성으로 현재는 약 3개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WSJ은 인텔이 대만의 TSMC, 한국 삼성전자와 함께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초격차 전략’을 강조해 온 삼성전자 역시 이 부회장의 공백기 동안 TSMC와 인텔의 전면 공세로 사실상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업계 안팎에서 받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우 점유율 세계 1위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인텔까지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태로, 최근엔 일본과 유럽 내 공장 설립 검토에도 나섰다. 인텔 역시 200억 달러(약 23조6000억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짓는 한편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부지 선정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최종 후보지는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 또 평택 P3 공장에 대한 투자도 아직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별다른 M&A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도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최근 각각 176단 낸드와 DDR5 D램의 기술 개발과 생산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등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현장 복귀가 삼성 반도체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바탕으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분야는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 사업 등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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