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 3개월간 고정급여 조건으로 세금 대납
1심 “세전 급여로 책정” vs 2심 “실수령액으로”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사업주가 근로자의 근로소득세를 대신 냈더라도, 퇴직금을 산정할 때는 ‘세전 급여’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의사 A씨가 안과 의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A씨의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B씨가 대납한 A씨의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근로소득세 등을 임금에 포함하지 않은 채 A씨의 실수령액 월 2300만원만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했다”며 “임금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05~2012년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봉직의(급여 의사)로 근무했다. A씨는 2007년 B씨와 병원을 공동운영하며 수익을 분배하기로 계약했지만, B씨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공동운영자 관계가 아니라면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통상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 총액으로 산정한다. B씨는 매월 2300만원의 급여를 A씨에게 주는 대신 근로소득세 등 원천징수액을 자신이 대납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퇴직 전 3개월간 매월 사실상 실수령액인 2300만원을 받았다.
퇴직금의 기준을 이른바 ‘세전 급여’와 ‘실수령액’ 중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1,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이른바 ‘세전 급여’로 책정한 퇴직금을 A씨에게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B씨가 A씨에게 퇴직금을 줘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퇴직금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을 제외한 실수령액 2300만원을 기준을 책정해야 한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실수령액 2300만원을 보장해 주기로 한 취지는 A씨의 세전 급여액 역시 2300만원으로 하되, 그에 대해 부과되는 근로소득세 등을 B씨가 자신의 돈으로 대납해 주겠다는 의미”라고 봤다. 또한 B씨가 A씨가 주장한 세전 급여액인 3500여만원을 세무서에 신고했다면 비용공제를 더 받을 수 있었음에도 2300만원으로 신고한 점도 이유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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