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4년 실형 주요 사유된 부분 “오류” 주장
“미공개 정보이용, 장외 거래에 적용은 부적절”
실무선 장외거래에도 적용…상대가 몰라야 인정
1심도 WFM 최대주주였던 우모씨가 몰랐다 판단
전문가들 “항소심 판단에 별 영향 없을 것” 전망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교수 측이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 부분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항소심 결론이 주목된다. 미공개 정보이용 처벌 규정은 장외거래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는 정 교수 재판을 28일 한 차례 연 뒤 다음 달 12일 변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 교수의 구속 만료일인 8월 22일 전 항소심 선고 가능성이 높다.
정 교수 변호인은 14일 열린 공판에서 “기본적으로 미공개 정보이용 행위의 보호법익은 원칙적으로 공개시장 자체”라며 “시장 바깥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직접 협상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이용 규제를 적용하는 건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외 거래는 장내 거래와 별개로 두 당사자 사이에서 결정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이용으로 규제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받은 결정적 원인이 미공개 정보이용 유죄 판단 때문이어서 정 교수 측도 이 부분을 “핵심적인 논의가 돼야 할 공소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실무에선 장내 거래와 요건이 다를 뿐 주식 장외 거래에도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를 적용한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미공개 정보인지 여부를 상호가 알고 있었느냐에 따라 판단한다”며 “한 쪽이 모르고 있는 경우, 알고 있던 사람에게 미공개 정보이용죄를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측도 이를 의식한 듯 공판에서 “상대방이 정보를 아냐 모르냐에 따라 미공개 정보이용을 규제할 수 있다고 한 게 판결 취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에게 2차 전지업체인 WFM의 실물 주식 취득 혐의 부분에 대해 거래 상대방이 몰랐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WFM의 최대 주주였던 우모씨가 미공개 정보라는 사실을 몰랐어야 정 교수의 미공개 정보이용이 가능해지는데, 우씨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우씨가 알고 있었다고 하는 순간 정작 본인의 또 다른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를 자백하는 일이 돼서 검찰 조사 당시 ‘모른다’고 했을 것이어서 이러한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미공개 정보이용 혐의와 관련해 2018년 1월과 2월,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주식매매에 이용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1심은 2018년 1월 매매에서 정 교수의 WFM 주식 12만주 장외 취득 부분 중 10만주 매수를 유죄로 판단했다. 호재성 미공개 정보인 군산공장 가동 예정 정보를 취득해 주식을 사서 2억3600만원 가량 이득을 얻었다고 봤다. 1심은 우씨가 군산공장 가동 정보를 모르는 상태에서 정 교수 등에게 WFM 주식을 매도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본시장법 전문가들은 미공개 정보이용 처벌이 주식거래 방식을 문제삼는 것이 아닌 만큼 이 부분이 항소심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본시장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상장사 주식을 실물로 매매했던 사안을 장외에서 거래했다고 미공개 정보이용이 아니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미공개 정보이용 핵심은 내부자가 알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게 쟁점이지 거래 방식에 대해 문제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