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6월 속속 도로점용료 감면율 발표

대기업·노점상 구분 않는 일괄 감면에 노점상·소상공인 울상

소상공인 연합회, “세분화 안 된 도로점용료 적용 방안 개선해야”

1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노점상들이 영업 중인 모습.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1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노점상들이 영업 중인 모습.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올 6월 도로점용료 감면율 확대에 기대감을 걸었던 노점상들이 지난해와 동일한 25% 감면 소식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피해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자치구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감면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세 상인인 노점상을 대상으로 대기업 등 일반 회사와 구별되는 감면율 확대를 바라왔던 상인들 사이에선 장사를 접는 게 낫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10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만난 의류 노점상 상인 이모(38) 씨는 6월 고지 예정인 도로점용료를 지난해와 같은 비율로 일괄 감면한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피해로 생계난에 시달리는 영세 노점상들과 대기업 등 일반 회사의 감면비율은 25%로 동일하다.

이 씨는 먼저 “노점상에게 준다던 지원금은 주변에 받았다는 사람이 없다. 장사가 잘 될 때도 하지 못한 사업자 등록을 파리만 날리는 상황에서 하겠다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2021년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노점상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던 지원금의 경우, 사업자 등록을 안 하면 받지 못하게 설정한 데 따른 불만이다. 이어 “노점상에게 준다던 세금은 어디다 썼는지 궁금하고, 도로점용료라도 대폭 깎아줄 수는 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도로를 점용한 노점상들이 거리에 손님이 없어 한가로이 앉아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1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도로를 점용한 노점상들이 거리에 손님이 없어 한가로이 앉아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의류 이외에 다른 물건을 취급하는 남대문 시장 노점상 상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같은 날 만난 잡화류 노점상 이모(67) 씨 역시 “장사가 안 돼 교통비와 식대도 안 나오는데 도로점용료를 또 내려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나이도 많고 다른 일을 찾기도 힘들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사람들은 시장을 떠났거나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노점상 상인들의 불황에도 자치구는 노점상만 도로점용료를 대폭 감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서울 자치구 관계자는 “도로점용료란 구나 시 등 국가 도로를 점유한 데 따른 사용료다. 현행 상태로는 노점이나 일반회사, 가게 등 카테고리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 적용되고있다. 자치구의 자율적인 판단으로 구분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이미 6월 들어 강서구, 광진구, 은평구 등 서울 자치구가 정기분 도로점용료 감면율을 25%로 적용해 감면 부과한다고 밝혔다. 도로점용료 고지를 유예하는 등 재량을 발휘한 사례도 있지만, 감면 비율 자체는 대부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25%로 동일한 비율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도로점용료 적용 제도 등을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지자체의 의지가 있으면 감면율이나 고지 유예 기간 등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 정말 없겠냐”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감면율이 소상공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