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한창이다. 지역의 교육ㆍ자치행정 예산을 두고 지자체가 중앙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돈줄’을 쥐고 있는 중앙 정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들이 중앙 정부의 결정에 좌지우지되는 이른바 ‘신(新)중앙집권국가’가 도래했다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야 하는’ 상황이지만, 각계 각층에서 자치 시대에 역행하는 중앙 정부의 ‘전횡’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재정파탄위기극복과 교육재정확대를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국민운동본부)는 6일 오전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상보육ㆍ무상급식 파탄위기를 대통령이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박 대통령은 교육 분야 공약으로 고교무상교육, 반값대학등록금, 학급당학생수 선진국 수준으로 감축, 무상보육 확대, 무상 초등돌봄 등을 약속한 바 있다”며 “화려했던 교육복지 공약은 취임 이후 도미노처럼 사라지고 급기야 무상보육도 파탄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1조3000억원이나 깎아놓고 무상보육에 필요한 4조원에 달하는 재정부담을 시ㆍ도교육청에 일방적으로 떠맡긴 것은 교육청에게는 파산선고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경기도도 가세해 내년에도 무상급식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누리과정에 있는 어린이집 보육료를 내년 예산에 편성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관할이던 어린이집의 보육료를 각 시ㆍ도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충당하도록 개정되면서 이같은 사태가 초래됐다.
일각에서는 무상급식에 반대 입장을 보여 온 현 정부가 지방교육 예산을 움겨쥐고 각 시ㆍ도교육청을 압박해 이를 폐지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교육 뿐 아니라 지방자치제도 자체에 대한 지자체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이날 오후 경주에서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 등 180여명이 참석하는 전국총회를 갖고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진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참석하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들은 총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국회와 중앙정부가 만든 법령의 범위 안에서 만든 지침을 집행하는 하부기관에 불과하다”며 지방분권의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이날 ‘경주선언문’을 채택하고, “국가개조의 원칙은 지방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지방이 자율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방에게 헌법적 권위를 부여하고 실질적 행정ㆍ재정권한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선언문에는 국가사무 비용 전액국비부담, 지방소비세 확대, 광역-기초간 세목 조정, 지방교육재정의 연계ㆍ통합, 자치조직권의 보장 등이 담기며, 협의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련법의 개정을 국회에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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