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기초수급자로 홀로 여아 키워

사회복지관에서 자활근로사업 근무

지인·목격자 “학대 정황 보지 못해”

지난 8일 오후 5시40분께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으로 떨고 있다 행인에게 발견된 여아의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8일 오후 5시40분께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으로 떨고 있다 행인에게 발견된 여아의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지난 8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길거리에서 혹한에 내복 차림으로 구조된 여아 A(만 4세)양 사건을 두고 아동학대가 아닌 저소득층 한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여아를 보호하고 있는 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아동학대보다는 저소득층 한부모의 부주의에 의한 사건에 가깝다. 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의 김병익 관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정인이 사건’ 같이 악의에 의한 학대가 아닌 한부모 가정에서 벌어진 경제적 빈곤에 의한 사연으로 보인다”며 “처벌보다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다 발생한 불상사라는 것이다.

A양의 친모 B(26)씨는 기초수급대상자로 알려졌다. B씨는 서울 성북구 내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이어 가는 중이다. B씨는 경찰 진술을 통해 “아이를 방치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다”면서도 “아이를 학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변 지인의 증언에서도 학대 정황을 찾기는 힘들다. 같은 주택에 거주 중인 이들 모녀의 한 지인은 “평소 아이와 엄마의 모습은 보통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다만 B씨가 평소 어려운 사정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사건 당일 A양을 발견해 구조한 이웃 주민 함정민(30)씨는 “아이가 계속 엄마를 찾았고, 아이를 만난 친모도 애타는 모습을 보였다”며 “학대 가정이라고 보기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아이가 발견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편의점 앞의 지난 11일 모습. 이 편의점의 점주는 친모가 오기 전까지 아이를 보호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아이가 발견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편의점 앞의 지난 11일 모습. 이 편의점의 점주는 친모가 오기 전까지 아이를 보호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B씨는 3년 전 아이 아빠와 이혼한 뒤 A양과 함께 보호기관에 들어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우이동으로 이사를 했다. A양은 원래 근처 어린이집을 다녔지만, 사건 당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원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 측에서도 특별한 학대 정황이 없다고 진술했다.

앞서 A양은 지난 8일 오후 5시40분께 우이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내복 차림으로 떨고 있다 함 씨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경찰은 이전에도 A양이 혼자 거리를 떠도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상습 방임 등이 있었는지를 살필 방침이다. A양을 보호하고 있는 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은 B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사례 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사례 관리는 사건 발생 이후 약 1년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