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해수부 등 금소법에 난색

“개별 조합이 상품설명서 못 만들어”

2016년부터 펀드는 파는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농·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까지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부처간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금소법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호금융에 대한 감독권을 지닌 다른 부처에서는 규제 수준을 완화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28일 금융위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달 초 금소법의 상호금융 적용에 대해 각 부처의 의견을 모은 이후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시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를 지켜야 하고 위반시 판매사에 대한 처벌, 징벌적 과징금 등이 이뤄진다. 적용 대상은 법과 시행령에 은행, 보험사, 금투업자, 신협, 대부업자 등을 열거하고 있는데, 농협, 수협, 산림조합,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 신협을 제외한 상호금융은 빠져 있다. 상호금융별로 감독권을 갖고 있는 부처가 달라, 금융위가 감독권을 갖고 있는 신협만 금소법 적용대상이 된 것이다.

금융위 이외의 부처들은 금소법 규제를 다른 금융권과 동일하게 상호금융에도 적용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상호금융의 규모나 역량에 비춰 규제 수준을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협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금소법을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개별 단위 조합이 내부통제 기준이나 금융상품 안내서 같은 것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개별 조합의 여건 상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라고 판단돼 중앙회 차원의 역할과 개별 조합의 역할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수협 감독권이 있는 해양수산부 관계자 역시 “금소법의 모든 규정을 수협 개별 조합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라며 “일부 규정은 적용을 유예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금소법 적용에 합의를 하더라도, 금소법 시행령에 일률적으로 상호금융을 적용대상으로 넣자는 입장과 각 상호금융에 대한 개별 감독규정에 금소법 상 규제의 취지를 살린 규제 내용을 넣자는 입장도 부처별로 엇갈린다. 규정 위반에 대한 감독권한은 누가 가질 것인지, 행정처분권한은 누가 가질 것인지도 논의를 해야할 부분이다.

그러나 상호금융에서도 2016년부터 펀드 판매 등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금소법 적용을 완화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상 상호금융도 금소법을 똑같이 적용받아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구체적인 적용 수준과 방식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