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등 절반 다른 시·도로
18개구 ‘총량 2배 이상’ 반출
시민 절반이상 “처리시설 안돼”
전문가 “새로운 개념 접근해야”
폐기물은 배출된 그 지역에서 처리해야한다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이 강조되는 시대지만, 1000만 인구가 몰려 사는 서울에선 실상 그렇지 못하다. 서울 안에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이 부족해 매일 일반 쓰레기의 30%, 음식물쓰레기의 60%, 재활용품 마저 20% 가량이 경기, 인천 등 타 지역에서 처리되는 실정이다.
서울의 쓰레기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2018년 기준 서울시의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9493t에 이르며, 이 가운데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일반 쓰레기가 하루 3033t다. 일반 쓰레기의 71%는 서울 안에서 소각처리됐지만, 남은 868t(29%)는 인천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 의존했다.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평균 발생량 2819t 가운데 서울 시내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된 건 42%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1636t(58%)가 경기, 충청 등 타 지역 민간처리시설로 보내졌다. 재활용품은 하루 평균 3641t 발생했는데,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에서 수거하는 자치구 수거량(1054t)의 23%(245t)는 자치구 자체의 공공 재활용선별장에서조차 처리되지 못해 경기, 인천 등으로 반출됐다.
올해 첫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또한 서울 시내 자치구 대부분이 위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올들어 11월까지 반입총량은 32만 2781t으로, 이미 올 한해 쿼터(27만 5598t)를 17.1% 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 2018년에 비해선 12.5% 각각 늘어난 량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개구가 이미 한도를 넘었다. 강서(235.7%)와 영등포(218.3%)구는 총량의 2배 이상 반출햇다. 한도를 넘지 않은 나머지 7개구도 종로(67.7%), 마포(78.4%), 중구(81.6%) 등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90%대 반입률로, 연말께 100%를 꽉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위반 자치구는 초과분에 대해 반입 수수료를 두 배로 내야하며, 내년 1분기 중 닷새간 반입이 정지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위반 자치구 주민들은 쓰레기를 초과해 버린 것 만큼 주민 세금으로 댓가를 치러야하는 셈이다.
폐기물처리법 제14조에 따라 생활폐기물 처리의 의무가 있는 시·군·구는 적극적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을 확충해 최대한 지역 안에서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서울시도 그러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자치구가 폐기물 처리시설을 신·증설 때 시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그 결과로 자치구별 재활용 선별장 2곳을 전체 일일 처리량 60t 규모로 신·증설을 마쳤다. 이어 2025년까지 9곳에 일일 474t 규모로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은평구의 경우 은평뉴타운 조성 때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도시개발계획에 선반영하는 선례를 남겼다.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시민의식이다. 서울시가 지난 6월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비선호시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거주지역 내 가장 꺼리는 시설은 ‘쓰레기 매립지’가 66.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쓰레기 소각장(57.9%) ▷구치소·교도소(45.9%) 순이었다. 특히 ‘쓰레기 적환장·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시 “어떠한 조건에도 절대 반대”(59.3%) 입장이 절반을 넘어 지역이기주의가 극심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공공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대책과 관련해 “반입료를 대폭 지원하거나 주민이 시설에 투자해 수익을 나눠갖는 등 주민 참여를 높여야한다. 무엇보다 입지 선정 때부터 주민을 이해, 설득시키는 등 정책 과정에서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또한 “차고지, 자원회수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소각장 등을 통합해 완전 지하화하는 등 시설을 완전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 안에 체육관 등 주민편익시설을 설치, 지역민에게 이용료를 할인해주거나 주변 영향지역 내 공동주택 거주민들에 대한 난방비를 일부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신규로 소각시설을 건설하거나 노후한 시설을 대보수하는 경우 친환경 소각시설로 지어 주민친화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지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