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로 모바일투자 급증
클린 한,두번만으로 손쉬워
전세계적인 개인 투자 열풍
국내에선 ‘영끌’ 투자도 급증
# “주식 투자를 게임처럼 취급하고 젊고 경험이 없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거래를 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비 윤리적이다” (윌리엄 갤빈 매사추세츠 주 국무장관)
미국의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지난 16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투자지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게임처럼 앱을 만들어 투자와 게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다는 게 핵심이다.
윌리엄 갤빈 장관은 “주식 중개자로서 로빈후드는 고객과 고객의 돈을 보호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물었다.
로빈후드는 즉각 반박했다.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 우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터페이스로, 이용자가 1300만명까지 늘었다. 매사추세츠주는 이 과정에서 투기적 투자를 은연 중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실제 소장에는 한 번도 주식에 투자한 경험이 없는 한 젊은 고객이 로빈후드에서 반년 만에 1만2700여 건의 주식 거래를 한 사례가 적혔다.
올 들어 10조가 늘어난 ‘영끌 투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젊은 층의 확산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저금리 상황에서 근로 소득 만으로는 자산 가격의 오름폭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대가 되자, 국내에서도 2030 세대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 유튜브나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각종 투자 견해와 분석이 넘치고, 심지어 투자 수익을 찍어 올리는 ‘인증샷’도 이어진다.
문제는 모아놓은 현금자산이 부족한 젊은 층이, 미리 빚을 끌어당겨 투자하는 ‘영끌 투자’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금융 거래가 크게 늘면서, 클릭 한두번으로 투자가 이뤄지면서 ‘쉽고 재밌는’ 놀이처럼 인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용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개인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우려에서다.
실제 올 들어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잔고는 10조원이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용융자잔고는 9조2133억원이었는데 12월 말 현재(22일 기준) 19조4326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가 신용공여 서비스를 할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용공여 총 합계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200%를 넘어선 안된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은 내부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60~80% 수준에서 신용 공여 서비스 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고객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크게 늘면서 아예 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증권사도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신용공여 서비스를 잠시 막았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여의도63 지점장은 “직접 지점에 나와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주식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주식 투자가 활성화된 것은 맞다”며 “이전보다 돈을 빌려 거래하는 과정도 까다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면 투자 거래 환경은 주식 시장 활성화에 밑바탕이 됐을 뿐, 실제는 보다 복합적이라고 전했다. 임 지점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아진 데다가,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젊은 세대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찾아나서게 했다”며 “해외 주식 거래도 활발해져 위험도 분산된 데다가, 공매도까지 금지되면서 안정적 투자 환경이 갖춰진 것도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코스피·코스닥서 64.5조원 순매수
2000년부터 2019년까지 근 20년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77조원을 순매도 했던 개인은 올 들어서는 11월을 제외하곤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올 들어 12월 말 현재까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7조55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16조9800억원을 순매수했다.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빚으로 불린 투자금이 더 많은 수익을 낸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한다면 차입금까지 손실이 나 상환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나 전문투자자들도 차입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기초자산에만 적용한다.
증시 활황으로 투자의 맛을 본 이들이 지속적으로 차입투자를 하다 뜻밖의 변동성을 맞이하게 되면 그 동안의 투자성과를 한번에 모두 잃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23일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20대 및 30대의 3분기 가계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나며 타 연령층(6.5%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DSR(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은 35.6%로 2017년 이후 타 연령층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