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 뿐 아니라 신흥국의 기술주도 유망한 투자처로 지목됐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구분보다 성장주와 가치주간의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메리츠증권은 23일 “미국에 빅테크(Big Tech)가 있다면, 신흥국에는 이머징 테크(Emerging Tech)가 있다”며 “2016년 이후로 스타일 변화는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신흥국과 선진국의 상대강도는 예전과 다르게 불분명한 모습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각각의 가치·성장 스타일 변화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 배경인 듯하다”고 밝혔다.
신흥국 내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을 보면 전통 산업에 해당하는 금융, 산업재, 소재, 에너지 업종의 비중은 2010년 말 75.5%에서 현재 48.8%까지 낮아졌다. 반면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성장 산업인 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업종 비중은 같은 기간 7.1%에서 22.8%로 3배 이상 커졌다.
보고서는 또 다른 주요 신흥국인 인도에서도 시장의 지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말 대비 티프티(Nifty)50 내 시가총액 순위 변화를 보면 IT 기업인 인포시스, HCL테크놀로지와 통신 기업 바르티 에어텔의 상승이 돋보인다.
중국, 인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여전히 전통 산업 중심으로 포진돼 있지만 지형 변화가 진행 중인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변화가 가속화됐다.
박범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기술주의 성장 속도는 선진국보다 더 빠르고 성장 여력도 더 크다”면서 “신흥국 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인프라의 부족으로 새로운 기술 침투가 용이할 수 있고, 성장 초기 단계에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흥국 지역의 높은 인구 비중은 잠재 성장 규모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기술주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다면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보다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도 ETF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