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줄이고 내년에 늘리도록
“반드시 협의 후에 결정해야”
금융권 “배당여력 충분” 불만
“올해 줄인 걸로 내년에 더 합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들을 대상으로 한 ‘배당자제’ 전략을 수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최근 글로벌 금융당국이 배당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하는 방향으로 스탠스가 바뀌면서 올해에 조금 덜 하고, 대신 내년에 좀 더하는 방식을 권하는 쪽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배당은 은행들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만큼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일단 내년 초 배당은 자제를 권고하되 여력이 되고 상황이 나아지게 되는 내년 이후에 배당을 좀 더하는 방향으로 지주사들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금감원은 국내 금융지주사들에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해외 주요국들의 금융당국이 배당자제 및 자사주 매입 제한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12월 들어 영국은 물론 유럽 주요국들이 배당을 허용키로 했다. ECB는 15% 수준, 영국은 25% 이내의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000명 이상이 되는 날 수가 늘고 있는 등 내년 불확실성이 크고 이에 따른 은행들의 건전성 훼손이 여전히 우려되기에 배당을 최소화해야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3분기 BIS 비율이 개선된 것은 정책 효과 때문이다. 은행 체력 비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9조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했다. 전년 수준의 배당을 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훼손 수준은 0.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할인 상태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최근 ‘2021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잡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재부도 내년 전망치를 올해보다 큰 폭으로 높여 잡았고 올해 역시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사상 최대치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글로벌 금융당국의 배당 재개 움직임도 금감원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