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난 11일 경기 화성동탄의 1640가구 행복주택 방문
13평형 4인 거주 발언 두고 논란…중산층 내집마련 수요 외면 지적
방 2개·화장실 1개로 4인 가족 거주엔 좁아보여
짧은 동 간 거리…쾌적성 떨어지고 사생활 보호 힘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13평형(44㎡) 공공임대아파트를 찾은 자리에서 한 ‘4인 거주’ 발언 논란과 관련해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 재고를 240만가구로 늘리면서 중형 공공임대는 6만3000가구 공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중형 임대는 단기 공급이 불가능해 당장의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안되고, 임대 확대 정책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중산층의 수요를 외면한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한 경기도 화성동탄2지구 A4-1블록 행복주택 단지는 정부가 앞으로 공급할 중형 임대 등 공공임대의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건설한 곳이다.
이날 기자가 직접 둘러본 단지는 일단 외관은 기존 ‘성냥갑’으로 불리던 공공임대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저층, 고층 건물이 섞여있고 대다수 건물은 필로티 구조로 개방감이 높았다. 옥상에는 정원을 만들고 단지들은 ‘브리지’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이 높아 주거 쾌적성이 떨어지고 동간 간격이 짧아 사생활 보호가 힘든 것은 아쉬운 점으로 보였다. 창이 마주보고 있어 커튼 등으로 가려놓는 가구가 많았다. 건폐율은 32%로 서울 일반 신축아파트의 건폐율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총 14개동 1640가구(전용면적 16~44㎡) 규모로 청년과 대학생(40%), 신혼부부(40%), 고령수급자(20%)에게 보증금 2000만~6000만원, 월 7만~23만원의 임대료로 공급된다. 현재 전체의 60%인 약 980가구가 입주해 있다. 청년과 대학생은 최장 6년, 신혼부부는 최장 10년까지 살 수 있다.
내부는 다소 좁은 느낌이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대상의 41㎡짜리 복층형 주택의 경우 실내로 들어서자 복층 구조상 답답하게 느껴졌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있고, 위층은 침실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공간이 좁아 수년간 거주하기엔 불편해 보였다.
44㎡짜리 투룸형 가구는 복층형 구조에 비해 공간이 넓지만 4인 가족이 거주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 방 2개와 화장실 1개로 자녀 1명이 있는 신혼부부가 살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이 행복주택에서 44㎡ 면적은 총 308곳(18.8%)으로, 임차료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 23만원으로 단지에서 가장 높다.
LH 사장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투룸형 가구의 2층 침대가 있는 방을 소개하며 “아이가 둘이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 줄 수가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은 표준이고 어린 아이 같은 경우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는 말이냐)”고 질문했고 이에 변 후보자는 “네”라고 답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중산층 전세난의 근본 원인을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임대주택은 주거복지 정책일뿐 중산층이 원하는 내집 마련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형 임대는 단기 공급도 불가능해 당장의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중산층을 위한 중형 임대주택 공급은 지금 택지를 마련한다고 해도 5년 이후에나 그 효과가 나타난다”며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축소 등으로 전세 공급량이 급감해 지금의 전세난이 발생했기 때문에 공공임대가 아니라 민간에서 공급이 더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