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기자에게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질문이다. 기자라고 뾰족한 수가 있으랴. 모르는 건 마찬가지. 더구나 그것이 전 국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질문임에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체면치레나마 구차하게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비정상이 아닐까요? 역대 이래로 시장이 정상인 적이 없었죠. 지금은 더 심하다고 봐요.”
사실 자본주의의 역사는 거품(버블)의 형성과 붕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경기호황과 거품붕괴(boom & bust)가 반복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경제학자도 재화나 서비스 또는 주식·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그 가격이 균형을 이루는 것은 역사상 5%도 안 된다고 인정한다. 나머지 95%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균형점을 벗어나 있다.
그 균형점을 벗어난 정도에 따라 거품이 많이 형성되기도 하고, 때로는 저평가되기도 한다. 그것을 통화·재정 정책이나 규제·경제 정책 등을 통해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다. 하지만 당국도 만능은 아니다. 살아 움직이는 경제 현실에서 경제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역사적으로 투기 열풍과 거품 붕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게 되면 그 불균형을 폭력적으로 조정하는 시기가 도래하며, 그것은 경제·금융위기의 형태로 나타난다. 20여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무수히 반복된 거품 붕괴의 한 형태였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 것이지만 그것이 이론상 또는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균형가격이 아니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저평가돼 있다면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고, 거품이 끼어 있다면 빠지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점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어떤 입장을 택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우리 경제 현실에 비춰 ‘비이성적 과열 상태’라는 견해에 동의하고 싶다.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이나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한 가계신용 등의 지표를 굳이 동원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과거 일본의 거품 붕괴 시기나 미국의 주택 투기 열풍을 연상케 한다. 일본에서도 ‘다른 곳은 부동산이 떨어지더라도 도쿄만큼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대적 신뢰가 있었지만 결국 거품은 붕괴된다는 사실을 비껴가진 못했다.
우리 경제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이미 제로에 가까운 초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요를 좌우할 인구도 자연 감소가 시작된 상태다. 코로나 상황이 지나가면 이런 구조적 문제가 우리 경제를 압박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과잉’ 공급된 유동성도 언젠간 회수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자본주의 투기 역사에서 수없이 나타난 것과 같이 인간의 탐욕이 지배하고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경제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보다 탐욕이 앞설 때는 어김없이 전문가들의 경고는 무시되고, 가격이 한없이 올라갈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면서 매수 우위의 시장이 형성된다.
하지만 시장 가격에 버블이 형성되면 언젠가 꺼지는 날이 온다는 사실을 과거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요즘 시장을 보면 그것이 어떤 형태로, 또 어느 지역, 어느 부문에서 먼저 올지가 더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