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본부장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두 차례에 걸친 ‘법제화를 통한 탐정업 신직업화 추진’ 발표(2018년 12월 26일, 2020년 8월 13일)가 있었으나 정작 ‘탐정(업)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그 집행을 계획해야 할 정부조직법상의 소관청’이 정해지지 않아 ‘탐정(업) 법제화 작업’은 그야말로 ‘손잡아줄 사람이 없어 춤을 출 수 없는 꼴’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과 법무부는 17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서로 ‘우리가 탐정업의 소관청이 돼야 한다’는 기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11건의 ‘공인탐정’ 법안이 발의됐으나 주목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 무산된 데에는 ‘소관청 미지정에 따른 추동력 부재’가 큰 원인이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작금 경찰청이 ‘탐정(업) 관련 일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이는 경찰청 스스로가 ‘탐정업은 경찰 관련 업무’라 자임(自任)하고 잠정적으로 챙겨보고 있는 정도일 뿐, 부처 간 업무 조정이나 국무회의 결정에 따른 업무 분장이 아니다.

그럼 어느 부처를 탐정(업) 소관청으로 지정함이 옳을까?

경찰청은 ‘탐정의 주된 업무는 실종자나 가출인 찾기, 도난품이나 분실물 찾기, 인적·물적 위해 요소 발견 등 법률행위가 아닌 ‘사실관계 파악’을 요체로 하고 있다’는 측면과 경찰 조직은 탐정(업)의 불법·부당을 일상적으로 포착 그들을 밀착 지도·감독 할 수 있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탐정업을 안착시킨 선진국의 경우 대개 경찰이 탐정업을 관리하고 있다는 세계적 경험론 등을 들어 경찰이 탐정업 소관청이 돼야 ‘실효적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탐정업은 사생활과 인권 등 타인의 법익을 침해 할 소지가 큰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탐정업 공인화 자체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는 한편 법제화가 불가피한 경우 ‘전·현직 개인 정보나 사건 취급자 간 유착 차단’ 등 ‘제도 운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관할권을 법무부에 두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두 부처의 ‘관할권’ 집착은 공인탐정법 제정 논의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줄곧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부터 국무조정실이 조정에 나섰으나 양측은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 이 상태로는 문재인 정부의 ‘탐정업 법제화’ 추진 역시 물 건너 갈 공산이 크다.

‘탐정업 소관청’ 지정에 국무총리나 국무회의에서의 결단을 촉구한다.

여기서 ‘탐정(업) 소관청 지정’ 기준으로 네 가지를 제시해본다.

첫째 ‘탐정(업)’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지도·감독하는 일에 필요한 다양한 학술을 이해·정합·축적하고 있는지, 둘째 탐정(업)의 사생활(인권) 등 개별법 침해 방지 및 근절을 위해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셋째 탐정의 일탈을 언제 어디서든 현장에 진출해 규찰하기에 용이한 조직 편제와 정보력을 갖추고 있는지, 넷째 탐정업 유사 직역(경호·경비업 등) 및 인접 직역(변호사 등)과의 경계 설정 등 중장기적 탐정업 선진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이를 평가해보면 탐정(업)이 어느 부처의 업무로 지정됨이 적격일지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사실 모든 직업이 법제화 돼야 한다는 법도 없고, 모든 직업을 법제화할 필요도 없다. 법제화되지 않는다고 해 직업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탐정업무의 경우 대개 의뢰자의 요청과 탐정업 종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암암리에 이뤄지는 특성상 개별법이나 사생활 또는 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탐정업 부적격자의 진입 차단이나 서비스품질 향상, 의뢰자 와 수임자 간 신의·성실 준수 등을 도모할 ‘법제화’가 절실함을 거듭 강조해둔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