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7개 정책’ 입법 동상이몽
與 “공통 정책 최대한 발굴 처리”
野 “입법 단계 아니고 관점 달라”
상임위 재분배 연계땐 난항 가능성
여야가 공통 정책 입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온도차를 보이면서 향후 험로가 예상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오찬 회동에서 만나 공통적인 총선 공약·정강정책의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박 의장은 첫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국회 입법조사처를 비롯한 국회사무처 실무팀을 만들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양당이 모처럼 협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속내는 사뭇 다르다.
민주당은 여야가 내놓은 공약과 정강정책 중 공통분모를 찾아 최대한 입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현재 공통 공약·정강정책을 총 37개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과 경제민주화법 등을 포함돼있다. 민주당은 추가적인 공통 공약이나 정책이 없는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 대표 측은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몇 개에 근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며 “실무에 나설 입법처도 이를 균형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같이 여야의 공동 입법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초까지 임기가 예정된 이 대표에게 이번 정기국회는 그의 정치적 역량과 리더십의 시험대나 다름 없다. 전체 임기 가운데 절반 이상인 4개월을 차지하는 정기국회에서 무조건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극적이다. 전날 언급된 37개의 공통 정책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꺼낸 것이라며 한 발 빼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7개 법안에 대해 양당이 완전히 합의한 건 아니고 민주당이 다 내놓은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들의 핵심 의제를 가지고 주장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각론으로 들어가면 다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아직 공동입법이 가능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민생·무쟁점 법안들이라고 하더라도 여야가 다른 관점에서 내놓은 것들이 많지 않느냐”며 거리를 뒀다.
김 위원장이 이 대표의 공정경제3법의 처리 제안에 “협의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서도 김은혜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답변이라기 보다 원론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해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양당 대표의 회동 직후 공정경제 3법의 처리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찌감치 선을 그은 셈이다.
향후 여야의 협의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가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전날 회동에서 “협치를 하려면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며 “원 구성 과정에서 관행이 지켜지지 않아 여야 사이에 상당한 균열이 생겼고,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는 야당 몫이라고 주장해온 법제사법위원장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으면 협조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현정·이원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