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출시전 젊은직원이 의사결정

거점 오피스 10곳 확대 업무도 개선

“지금까지의 SK텔레콤은 잊어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파격 행보’가 거침없다. 올초 제시한 ‘사명변경’부터 최근 강조한 ‘공식파괴’까지 박 사장은 새로운 SK텔레콤 만들기에 승부를 걸었다. 전기차 제조, 영상 의료장비 생산, 통장 출시 등 틀을 깨는 신사업 카드도 계속 나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180도 달라진 업무 방식도 선보였다. 곳곳에 스며든 키워드는 ‘변신’이다. 이쯤 되면 그의 변신은 사실상 ‘통신사 SK텔레콤’ 지우기다.

박 사장은 최근 임직원과 가진 언택트(비대면) 기반 타운홀 미팅에서 “전 영역에서 구 시대 공식을 모두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A부터 Z까지 옛 관습을 탈피하는 새 정보통신기술(ICT)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박 사장은 통신 울타리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35%에 달한다. 연말까지 4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SK텔레콤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 손잡고 ‘한국형’ 전기차 출시를 위한 협업을 발표했다. 급성장하는 모빌리티, 커넥티드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 2대 주주로 올라서며 국내서 의료장비 생산기지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의료에 5G(세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여기에 금융도 정조준해 KDB산업은행과 신규 통장서비스도 선보였다. 네이버, 카카오 등과의 경쟁에서 ‘테크핀’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박 사장은 일하는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언택트를 업무 전반에 본격 도입하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본사에서 근무하는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거점 오피스’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현재 4곳(서대문, 종로, 판교. 분당)인 거점오피스를 연내 1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주니어 보드’를 신설해 모든 서비스 출시 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2030)에게 의사 결정을 받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는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의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통신 영역에서는 미디어와 커머스(상거래)를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의 가입자 수가 821만명까지 확대되면서 KT계열, LG유플러스 계열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비대면을 통한 온라인 쇼핑 등이 급증하면서 올 1분기 커머스 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성장했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를 265만명까지 확보,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박 사장은 이 같은 ‘1등 DNA’를 ‘새로운 SK텔레콤’ 곳곳에 이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대변혁을 맞아 박정호식(式) 파격변신이 시장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