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규제에 매도하고 한 채만
-장기적으로 보유세>양도세 예상
-강남 집값 하락에 가격 차도 줄어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목동지역 새 아파트랑 경희궁 자이랑 보유 중인데, 두 채 다 팔고 강남권으로 갈아타기 하고 싶어요. 그런데 강북 아파트가 팔리질 않네요.” (40대 A씨)
최근 절세를 노린 강남권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자, 강북 다주택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종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강남권부터 집값 약세가 나타나면서, 강북 지역 대장주와의 가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다주택 규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강북 다주택자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마포구나 종로구 등 주요 단지의 공시지가 역시 올라가면서, 강남 일대가 아니더라도 보유세 부담이 커졌다.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지역 다주택자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재점검을 부추기게 한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종합상가 내 백마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이란 판단을 한 수요자들이 지금이 들어올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관련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마포래미안푸르지오나 경희궁 자이 등과 같은 강북 대장주도 30평대는 주택담보대출이 불가한 15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그쪽 매물이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대기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래미안퍼스티지의 59㎡(이하 전용면적)는 최근 단지 바깥동 저층이 19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의 호가(15억~17억원)와 가격 차가 2억원대 수준이다. 이에 중저가 주택을 한 채 더 보유한 이들은 이번에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랜드마크 단지가 아닌 인근 단지에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2억~3억원의 가격차로 아예 같은 평형으로 갈아타기도 가능하다. 다주택자라면 양도세 등을 부담하고 이동 가능한 가격차다.
특히 학군지에 예민한 40대는 평수를 줄이는 것도 감내하곤 한다. 강남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인기 대단지의 59㎡의 생활 여건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고속터미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40대 수요자들은 특수목적고등학교 등의 폐지로 학군지에 민감해진 데다가 12·16 이후 15억원 이상 대출금지가 시행되면서, 앞으로 또 다른 규제로 갈아타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북에 실거주하고 강남에 세를 줬던 이들도, 아예 강북 아파트를 매도하고 세 주던 강남에 실거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시적으로 부과하는 양도세가 보유세 부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자녀 성장에 따라 이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강북 아파트 매도 후 보유한 서초구 아파트로 이사한 김모 씨는 “다주택 보유세 중과가 추세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아이도 이제 학군을 생각해야 해 강북 아파트를 매도했다”며 “전체 자산규모가 크게 줄었고 양도세도 많이 냈지만, 그나마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 직전 운 좋게 팔아서 이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지인 중에 거래급감으로 집이 팔리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2주택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