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앞발을 들고 있는 PGA내셔널 클럽하우스 입구.
곰이 앞발을 들고 있는 PGA내셔널 클럽하우스 입구.
클럽하우스에 진열된 양용은 선수의 2009년 혼다 클래식 우승 사진.
클럽하우스에 진열된 양용은 선수의 2009년 혼다 클래식 우승 사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한국의 임성재 선수가 잭 니클라우스가 만든 ‘베어트랩(Bear Trap)’에서 버디를 두 개나 잡아내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생애 첫승을 거뒀다. '야생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양용은 선수가 2009년에 우승한 코스와 대회에서 11년만에 다시 우승한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에 위치한 인기 골프 휴양지 PGA내셔널 리조트&스파가 보유한 5개 18홀 코스 중에 가장 어려운 챔피언 코스는 지난 2007년부터 혼다클래식을 열고 있다. 원래 이 대회는 1972년에 처음 생겼지만 PGA내셔널 챔피언 코스로 옮겨오면서 난도높은 코스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다. 이 대회에서 14번을 개최하면서 4라운드의 우승 스코어가 13언더파가 최고였고 최저는 5언더파였다. 임성재의 우승 타수는 6언더파 274타였다.

파3 5번 홀도 물을 건너 그린에 올려야 하는 홀이다..
파3 5번 홀도 물을 건너 그린에 올려야 하는 홀이다..

2014년 초 뉴욕 타임스 기자 카렌 크루스는 다음과 같이 이 코스를 표현했다. ‘PGA내셔널 챔피언 코스의 레이아웃은 7140야드짜리 독사와도 같다. 예고도 없이 나타나 세계 최고 골퍼들을 덮치는 킹코브라 말이다. 아마도 혼다클래식에 참가하는 선수들보다 뱀 조련사가 코스를 더 잘 길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녀가 말한 챔피언 코스는 매년 2월 혼다클래식의 무대로도 유명하지만 15번 홀부터 이어지는 세 개의 홀인 ‘베어트랩’으로 악명이 높다. 높은 그린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겠다는 골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핸디캡 1번인 파5 6번 홀.
핸디캡 1번인 파5 6번 홀.

베어트랩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코스는 원래 톰 파지오와 조지 파지오 공동 설계로 1981년에 개장했다. 미국과 유럽간 남자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이 1983년에 열렸다. 잭 니클라우스가 단장인 미국팀과 토니 재클린이 이끈 유럽팀간 이 대회는 간발의 차이로 미국팀에 승리를 안겼지만 치열했던 라이더컵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코스는 5년 뒤인 1987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까지 개최했다. 그리고 1990년에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 변경을 맡으면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2002년에 한 차례 더 개선 작업을 마친 뒤로 이 코스는 사실상 파지오가 아닌 니클라우스의 것이 되었다. 어렵기로 소문난 15~17번 홀이 그의 별명 곰을 따 ‘베어트랩’ 즉 ‘잭 니클라우스의 함정’으로 불린 것은 이 때부터다.

베어트랩 진입을 알리는 표지와 곰 동상.
베어트랩 진입을 알리는 표지와 곰 동상.

코스 전장은 7048야드에 파72이지만 대회 때 7150야드 전후의 파70 코스로 변한다. 거의 모든 홀이 물을 끼고 있으며 티샷 타깃 지점 주변에 연못 또는 벙커가 미스샷을 빨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다 좁고 긴 페어웨이와 다양한 형태의 굴곡진 그린이 흥미로운 도전을 제공한다. 여기에 페어웨이 양 옆 야자수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광은 플로리다 골프의 보너스다.무난한 우 도그렉 파4 첫 홀로 시작되는 코스는 538야드 파5 3번 홀에서 긴장감을 높인다. 좌우 연못이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지만, 앞 뒤 간격을 두고 양 옆에 하나씩 놓인 페어웨이 벙커 사이로 티샷을 보내야 한다. 여기에 벙커들 사이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틀어진 역삼각형 그린 공략도 만만치 않다.

베어트랩 첫 홀 파3 15번 홀.
베어트랩 첫 홀 파3 15번 홀.

파4 4번 홀은 왼쪽으로 휘어가던 페어웨이가 그린 가까이 오른쪽으로 꺾여 있어 그린 앞 벙커를 넘기는 어프로치샷을 구사하는 홀이다. 챔피언 코스의 파3 홀은 모두 물을 넘기는 티샷을 요구하는데 그 첫번째가 파3 5번 홀이다. 171야드 전장으로 그나마 가장 짧고 공략하기 쉽다. 전반에 가장 인상적인 홀은 파5 6번 홀이다. 왼편에 긴 연못을 끼고 이어지는 홀로 488야드의 짧은 전장에도 핸디캡 1번이다. 일반 골퍼라면 페어웨이 중간 오른쪽 벙커 두 개가 그리 신경 쓰이진 않겠지만, 프로들에겐 물과 벙커 사이 좁은 지역에 티샷을 안착시키기 쉽지 않을 듯하다. 높고 낮은 3개의 랜딩 존을 가지며 뒤편 왼쪽으로 경사진 그린 공략은 또 다른 도전이다.

베어트랩 두번째 홀 핸디캡 2번 파4 16번 홀.
베어트랩 두번째 홀 핸디캡 2번 파4 16번 홀.

후반전은 다소 평이한 우도그렉 파5 10번 홀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450야드 파4 11번 홀에서 골퍼의 도전욕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티샷은 별 어려움이 없으나 200야드 가까이 되는 어프로치 샷이 문제다.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놓인 그린 앞은 온통 물이다. 그린 앞쪽에 볼을 떨어뜨리면 오르막 그린에 투온이 가능하지만 샷이 조금만 길어도 급하게 경사진 뒤편 러프지대로 볼이 튀어나간다.긴 전장의 뛰어난 파4 14번 홀을 마치면 드디어 베어트랩 입성이다. 179야드로 해볼 만한 파3 15번 홀은 그러나 좌절의 홀이 되기 쉽다. 백티에서 그린 바로 앞까지 온통 물이고, 그린과 연못 사이는 완충 지대 없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그린은 오른쪽으로 좁게 비스듬히 놓여 페이드성 아이언샷을 요구하는데 그린 너머엔 커다란 벙커가 기다린다. 그린 왼쪽 공간으로 볼을 보내 칩샷을 시도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베어트랩 마지막 홀인 파3 17번 홀.
베어트랩 마지막 홀인 파3 17번 홀.

이어지는 434야드 파4 16번 홀은 놀랍도록 창의적인 홀이다. 페어웨이는 앞 뒤 두 곳으로 나뉜 채 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휘어간다. 커다란 연못 너머 그린은 티박스에서 멀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좌우 벙커 사이 페어웨이에 티샷을 잘 보낸 다음 연못을 가로질러 긴 우드 샷을 보내야 하지만, 그린에 조금만 못 미쳐도 물 또는 벙커이므로 그린 왼쪽 안전지대로 볼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베어트랩의 마지막은 또 하나의 파3 홀이다. 전장 172야드에 레이아웃은 15번 홀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그린 앞과 오른쪽만 물인 15번 홀과 달리 17번 홀은 그린 앞, 오른쪽, 왼쪽이 다 물이라는 점이다. 그린 뒤는 마찬가지로 벙커다. 15번 홀처럼 그린 왼쪽으로 적당히 보낼 수 없어 더욱 당황스럽다. 최고로 엄격한 아이언샷 테스트 무대인 것이다.

챔피언스 코스에서의 여정은 556야드 파5 18번 홀로 긴장 속에 막을 내린다. 왼쪽으로 크게 휘어가다 오른쪽으로 다시 꺾이는 더블 도그레그 홀로, 그린에 다가갈수록 좁아지는 페어웨이에 볼을 유지한 다음 6개의 벙커에 둘러싸인 호수 옆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뛰어난 마무리 홀이다.[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 필자의 홈페이지 ‘세계 100대 골프여행’과 유튜브 채널인 ‘세계 100대 골프여행(top100 golf travel)’에서 베어 트랩을 동영상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90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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