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2015년 12월 이후 월간변동률 최고치
중위가격 논란 지속될 듯…약 7300만원 ‘갭’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방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12·16 부동산대책으로 정조준한 강남권의 집값 오름세가 주춤한 사이 전셋값이 고공행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지난해 12월10일~올해 1월13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43% 올라 전달(0.3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의 가격변화를 반영한 수치로, 월간 기준 2015년 12월(0.50%)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0.37%→0.39%)은 물론 세종시(1.16%→2.88%) 등을 포함한 지방(0.08%→0.17%)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국 전세가격(0.22%→0.28%)도 더 올랐다.
이는 12·16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서울(0.86%→0.34%)을 포함한 수도권(0.62%→0.39%)의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지방(0.16%→0.17%) 집값이 보합세에 머문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특히 정부가 12·16 부동산대책의 표적으로 삼은 강남3구의 전셋값이 급등했다. 강남(1.05%→1.54%)·서초(0.57%→0.92%)·송파구(0.70%→0.80%) 등이 1%대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양천구(0.78%→0.98%)의 전셋값 오름세까지 고려하면 주요 학군지역 위주로 ‘매물 품귀현상’이 뚜렷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인기지역 전세시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청약대기 수요, 방학 이사철과 교육제도 개편으로 인한 학군수요, 대출 규제에 따라 매매수요의 전세수요 전환 등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여왔다.
경기와 세종시 등은 입주물량 감소와 방학 이사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지역의 입주물량은 지난해 1분기 4만3000가구에서 올해 1분기 2만6000가구로 축소됐다. 세종시의 입주물량도 이 기간 1만3000가구에서 4000가구 수준으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전세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집주인들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하려는 모습이 포착된다. 기존 전세를 반전세·월세로 돌리면서 전세매물은 더 귀해지고 있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회수 정책이 시행되면서 자가 이전수요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는 단기적으로 전셋값을 밀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한편 한국감정원이 이날 공개한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3921만원이었다.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 리브온이 발표한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9억1216만원)과 7295만원 차이가 난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특히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실거래가 9억원’이 조세, 대출 등 정부 규제 적용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한국감정원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통계부터 표본을 확대·보정하고 재고량 변화에 따른 가중치 조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