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격전망지수 118.0 ‘껑충’
학군 인기지역 위주로 전셋값 들썩
이주수요·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변수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요즘 강남권 중개시장은 ‘없어서’ 문제죠. 매매는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전세는 매물이 없어요.”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자극을 받았던 서울 전세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새해들어 더 커지고 있다. 학군수요가 있는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 제한에 따른 자가 이전, 재건축 이주 수요 등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재료들은 추가되는 상황이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13일) 서울의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18.0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내는데, 100을 넘으면 2~3개월 내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공인중개사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많다는 의미다. 강남3구 등을 포함하는 한강 이남(11개 자치구)은 이 지수가 지난해 12월 115.4에서 올해 1월 119.3까지 뛰며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셋값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대비 0.35% 올랐지만 학군수요가 몰리는 양천구(1.29%), 강남구(0.82%), 송파구(0.62%) 등의 오름세는 더 컸다. 실제 서울의 전세수급지수(100을 넘을수록 공급부족)는 이달 154.4로 201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강 이남의 지수는 157.1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인기지역 전셋값을 자극할 요소들만 추가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 확대되면서 추가된 분양 대기수요와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로 명문학군이 몰린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학군수요 등이 전셋값 상승세에 불을 댕겼다. 여기에 대출 규제가 추가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전셋집에 눌러앉으며 매물 품귀현상이 심화했다. 최근 한국감정원도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구매력이 줄어든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학군이나 교통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불안 요소는 또 있다. 최근에는 집주인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하려는 모습도 포착된다. 아예 임대료로 보유세를 내려고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매물은 더 귀해진 상황이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전셋값은 이미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월세도 최고치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30일 최고가인 1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회수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자가 이전수요도 겹칠 수 있다. 자신의 집을 세 주던 사람들이 전세자금 유입 경로가 차단되면서 자가로 이전, 전셋집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남권에서는 올 봄부터 재건축 이주수요도 본격화한다. 반포주공 1·2·4주구(2100가구), 신반포4지구(2898가구), 방배13구역(1600가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강남3구의 입주물량은 5986가구로 2년 전 1만5892가구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B공인중개업소는 “당장 은마아파트만 하더라도 인근으로 이사하려던 세입자들이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못 가고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상황”이라며 “대치동은 학군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2월 정시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되면 얼마나 나가고 들어올 것인지 더 뚜렷하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