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 기본 골격 확정…올해 말까지 최종 방안 마련

IT기업 외에 소비자 대상 사업까지 적용키로…내년말까지 합의문 확정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결국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른바 '구글세'로 불린 디지털세의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당초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하고 논의된 디지털세지만 최근 과세 범위가 휴대전화, 가전 등 부문으로 넓어진 것이다. 다만 우려 대상이었던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이 빠지면서 우리 입장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다자간 협의체(IF·Inclusive Framework)' 총회를 열었다.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한 110개국이 참여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디지털세 부과 기본 골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110개국은 디지털 서비스와 소비자 대상 사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키로 했다. 온라인플랫폼, 게임, 스트리밍 등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소비자들과 상호작용하며 영업하는 휴대전화, 가전, 자동차, 화장품, 프랜차이즈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다국적 기업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거나 조세회피를 할 가능성이 적은 금융업과 광업, 농업 등 1차 산업은 제외됐다.

아울러 당초 예상과 달리 중간재·부품 판매업(B2B)도 디지털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모바일, 가전 등이 부과 대상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유리한 과세 기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액을 올릴 경우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핵심 수출 산업이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탓에 디지털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은 부문이었다.

자동차, 휴대전화 등 사업도 다른 국가서 일정 수준의 초과이익을 내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디지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제조업은 IT보다 영업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가전, 자동차 등은 과세 대상 산업에 해당되지 않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영업 비중이 높지 않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도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OECD는 2020년 말까지 각론을 포함한 합의문을 내놓고 이후 각국 사정에 맞게 적용하는 규범화 작업에 들어가간다. 최종적으로는 다자간 조약을 통해 디지털세를 부과할 전망이다.

IT기업들이 룩셈부르크 등 조세회피지역에 사무실을 차리고, 사업활동을 벌이지만 돈을 벌어들이는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자 무형자산에 대한 과세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세제실 내 '디지털세 대응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대응팀은 앞으로도 우리 입장서 유리한 방향으로 디지털세 부과 기준이 마련되도록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