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첫 여성 전투기 파일럿 마리얌 알 만수리(35ㆍ사진) 소령의 활약상을 전하던 미국 케이블방송 폭스뉴스채널 진행자가 성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일 방송된 폭스뉴스의 뉴스쇼 프로그램 ‘더 파이브’에서 알 만수리의 활약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남성 진행자의 성희롱 농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공동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여성 진행자가 “야, IS, 너 여자한테 폭격맞았어”라며 “이를 여성이 한다는 게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일부 아랍국가에선 여성이 운전 조차 할 수 없다는 데 이번 일로 타격을 받았길 바란다”며 알 만수리를 띄웠다.

그러자 남성 진행자가 “문제는 폭격을 한 뒤에 주차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여성이 주차에 취약한 점에 빗대 조롱했다.

이에 또 다른 남성 진행자가 끼어들어 “현장에서 얼간이(boobsㆍ여성의 가슴을 속된 말로 이르는 중의적 단어)로 여겨졌을까요?”라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알 만수리가 화제가 된 건 UAE 관영통신사가 전투기 조종석에 앉은 알 만수리의 사진을 배포하며 IS 공습 선봉대에 섰던 여성 조종사라고 보도하면서부터다.

여성 인권의 사각지대 아랍 지역에서 여성 파일럿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알 만수리는 최근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거점지 시리아의 아들리브, 알레포, 락카 지역에 대한 공습에 참가해 바레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공군과 함께 F-16 제트기를 몰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 만수리는10대 시절부터 파일럿을 꿈꿨지만 당시로선 여성의 군 입대가 금지돼 꿈을 이룰 수 없었다. 20대 후반에 2007년 칼리파 빈 자에드 공군학교를 졸업한 뒤에야 F-16기 조종대를 잡을 수 있었다.

알 만수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똑같이 높은 수준의 전투 능숙함이 요구된다”며 여군이라고 해서 특별대접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가 이번 공습에 얼마나 기여했는 지를 떠나 여성 파일럿 존재 자체가 상징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UAE로선 여성 인권에 앞장서는 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릴 수있는 좋은 홍보꺼리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아랍국가들과 달리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있으며 투표권도 갖고 있다.

IS 공습은 아랍국들의 국가 홍보 장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칼레드 빈 살만 왕자를 비롯해 참전 파일럿들의 사진을 배포했다. 걸프 왕국의 무기력하고 무심한 이미지를 떨쳐내고, IS에게 단호한 자세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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