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닥터 두리틀’로 돌아왔다. 웃음과 감동, 따뜻한 메시지 등 판타지 영화에서 기대할 만한 모든 감정들을 다채롭게 소화하며 영화의 사랑스러움을 배가시킨다.8일 개봉한 ‘닥터 두리틀’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마법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놀라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블 영화에서 은퇴한 뒤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닥터 두리틀’은 시작부터 동화 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기대를 충족시킨다. 두리틀의 마법 같은 공간은 다친 다람쥐를 안고 달린 소년 스터빈스(해리 콜랫 분)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이질감 없이 전달된다. 외부와 단절돼 미스터리하지만, 두꺼운 철문을 열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공간은 관객들을 마법 세계로 순식간에 이끌게 된다. 덥수룩한 수염과 동물이 아닌 사람에게는 차가운 두리틀은 생각했던 분위기와 달라 다소 낯설다. 그러나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소심한 성격의 고릴라부터 귀여운 매력의 북극곰, 엉뚱한 오리, 영리함으로 무장한 앵무새까지, 두리틀의 어두운 면을 밝게 채워주는 귀여운 동물들의 향연이 영화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부각시킨다. 특히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기 전 동물들의 맹활약이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사랑의 상처 로 인해 은둔하던 두리틀은 불치병에 걸린 여왕마저 외면하려 하고, 생각보다 어둡고 시니컬한 두리틀의 성격에 잠시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그를 설득하기 위해 깜짝 여행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재치 있는 행동들이 따뜻한 미소를 자아내는 것이다.
모험이 제대로 시작되면서부터는 예상한 만큼의 전개가 이어진다. 여왕을 살리기 위한 마법의 열매를 찾아 나선 두리틀과 일행들, 여왕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어둠의 세력이 갈등하는 과정이 다소 뻔하게 그려진 것. 그러나 거친 파도부터 총과 무기로 무장한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두리틀 일행의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과정에서 두리틀의 깊은 트라우마도 베일을 벗으면서 전개에도 탄력을 받게 된다. 다만 과거의 상처를 직접 대면하는 두리틀의 용기와 그런 그와 함께하는 친구들의 연대가 만드는 감동도 잠시, 결말이 워낙 확고하게 정해져 있던 탓에 위기 극복의 과정이 다소 싱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정적인 부분에서 갈등의 대상자가 두리틀의 설득에 너무 쉽게 마음을 돌리며 허무한 느낌마저 준다. 그럼에도 ‘닥터 두리틀’은 가진 장점을 더욱 확실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영화의 매력도를 높인다. 적재적소에서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용기를 내는 동물들과 서로의 약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목표를 이루는 두리틀 일행의 특별한 ‘케미스트리’는 아는 맛도 더 맛있게 전달하는 힘이 된다. 그 중심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다. 괴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동물 또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약자를 외면하지 못하는 따뜻한 속내를 가진 유쾌한 의사 캐릭터는 그에게 적역인 캐릭터였다.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깊은 감정을 소화해내는 그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은 ‘닥터 두리틀’의 장점 그 자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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