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으로 제1노총 뒤바뀌며
양대노총, ‘선명성 경쟁’ 불붙을듯
[헤럴드경제=박병국·이슬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약 24년 만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치고 조합원 수 기준 제1노총 자리에 오르면서 양대 노총의 ‘선명성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1월 지도부 선거를 앞둔 한국노총의 노선 변경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은 새해를 조합원 확대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사회 각 분야의 노조 조직률 높이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제1노총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200만 조직화로 나아갈 것”이라며 “사람과 재정을 전략적으로 투입해 대장정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국노총이다. 양대 노총 체제가 자리 잡은 1995년 이래 처음으로 노동계 맏형 자리를 뺏겼기 때문. 한국노총 역시 ‘200만 조합원 시대’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9월과 지난달 각각 포스코와 삼성전자에 ‘노조 시대’를 연 만큼 새로운 영역 조직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덩치가 비등해진 양대 노총이 조직 확대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노동계가 강경 노선 일색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집계 발표 직후 ▷노조 조직률 제고를 위한 노동조합법 즉시 개정 ▷산별교섭 촉진·단체협상 적용률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싸워서 이기니까 (노동자들이)민주노총을 선택한 것”이라며 “종업원이 5인 미만인 작은 사업장 90%에 노조가 없는데, 이런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조직 확대 사업을 하려 한다”고 했다.
온건·합리 성향으로 분류돼 온 한국노총에서도 내년 1월로 예정된 지도부 선거를 기점으로 ‘투쟁 강화’ 목소리가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등 친(親) 노동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나 노동자 조직화 초기 단계인 정보통신(IT) 업계에서 강경 투쟁 노선인 민주노총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많아서다.
아울러 양대 노총 지위 변화로 최저임금위원회 등 노정 관계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그간 민주노총이 제2노총이라는 이유로 정부 각종 위원회 위원 자리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정받아 왔다”며 “이번 조합원 수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즉시 재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임위 노동계 근로자위원 9명은 현재 한국노총 5명, 민주노총 4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차기 구성은 이와 반대가 될 수 있다. 민주노총 2명, 한국노총 3명으로 이뤄진 보건복지부 재정운영위원회도 비슷한 양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