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윤현종 기자] 울산에 있는 신격호(92)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별장이 최근 새단장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계에선 단순히 별장을 리모델링한 의미를 넘어선 해석이 나오고 있다. 90세가 넘은 신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줄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있다. 건물주 소유 승계에 대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그럼 이 곳 주인도 새 인물로 리모델링(?) 하게 될까.

현재 재계에선 롯데그룹의 차기 승계구도에 관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헤럴드경제 ‘슈퍼리치’ 9월 2일 온라인판 ‘롯데家, 신동빈-신동주 대권경쟁 본격화?’ 기사 참조) 이번 리모델링으로 별장 건물의 소유권까지 아버지(신격호 회장)에서 아들 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별장 땅의 경우 15년 전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신격호 회장 아들들 이름으로 돼 있었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신 총괄회장의 별장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진 토지ㆍ건물과 관련, 접근 가능한 공부(公簿)를 모두 조회해 봤다. 이는 법령에 따라 해당 지자체 혹은 법원이 보유한 장부다. 부동산의 경우 토지대장ㆍ건축물대장ㆍ등기부 등을 포함한다.

▶ 땅은 신동빈ㆍ신동주 등 아들 소유 = 우선 신 총괄회장의 별장이 들어선 토지부터 살펴봤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588-3ㆍ590-3ㆍ608ㆍ609번지 등이다. 4개 필지 면적은 총 6062㎡다.

토지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에 따르면 이들 땅은 모두 신격호 회장의 모친(고 박대방 씨)이 1971∼1972년 사이 사들여 1980년에 등기접수 했다. 이후 1999년 1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에게 ‘유증’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유증은 유언에 의해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상으로 타인에게 주는 행위다. 보통 유언자 사망 이후 그 효력이 발생한다. 결국, 이 땅의 현 소유주인 신동빈ㆍ신동주 형제와 원 소유주는 조손관계인 셈이다.

따라서 등기부와 토지대장 내용을 해석하면 이 별장이 지어진 땅은 신 총괄회장의 어머니이자 신동빈 회장 등의 할머니가 한 유언에 따라 손자들이 해당 토지를 물려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건물은 여전히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이= 이처럼 신 총괄회장 별장지는 15년 전부터 아들들이 갖고있는 반면, 별장 건물은 12일 현재 신격호 회장 소유다. 조회한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둔기리 588-3 외 3필지(590-3ㆍ608ㆍ609번지)에 들어선 단독주택 3개동 및 창고건물 소유주는 모두 ‘1922년생 신격호’다. 총 4개동을 합친 연면적은 1419.91㎡. 주택 중 2개 동은 각각 지상 1층ㆍ2층짜리 주택으로 1972년에 사용승인(준공)이 났다. 나머지 지하1∼지상2층짜리 주택 1개 동은 1994년에 준공된 상태다. 지하1층은 대피소 용도로 쓰인다.

이 뿐 아니다. 1969년 대암댐 건설로 수몰된 후 신 총괄회장이 1981년(준공시점)에 복원한 그의 생가도 건물은 자신이, 땅은 아들들이 공유하고 있다. 이 땅 또한 ‘할머니’(고 박대방 씨)가 1972년에 사들인 뒤 유증으로 손자인 신동빈 회장 등에 물려줬다.

▶ 열람 안되는 건물 등기부 등본, 소유권 이전 중? = 그런데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12일 현재 신 총괄회장 별장을 입증하는 중요한 서류 하나를 전산열람 하는 게 불가능했다. 바로 건물 등기부등본이다. 등기부 등본은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문서다.

등기부 열람이 안 된다고 해서 이곳이 본래 미등기였을 가능성은 낮다. 건축물 대장이 이미 존재해서다. 여기엔 둔기리 588-3 외 3개 필지에 들어선 신 총괄회장 소유 건물의 건축허가ㆍ준공일자가 명시돼 있다. 과거에 등기를 거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건물사양ㆍ명의 등 등기부 내용을 변경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우선 개ㆍ보수할 때 건축 연면적 등이 바뀔 수 있다. 수도권 소재 별장건축업자 A씨는 “증축이 아니더라도 리모델링 시 실사용 면적이나 건축자재 등이 변경되는 경우는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선 등기부 내용을 변경기재 하면서 소유권자(명의)까지 바꾸고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만약 신 총괄회장이 별장 건물의 건축물대장 상 소유자를 아들 이름으로 바꾸려 한다면, 건물 등기부의 소유권자 변경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건축물대장 기재 및 관리에 관한 규칙’ 19조는 “등기관서로부터 소유권 변동자료가 통지된 때에 건축물대장 소유자에 관한 사항을 정리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행사 관계자는 “소유권 이전과 관련한 등기절차가 덜 끝났을 때도 등기부 조회가 안될 수 있다. 이는 아파트 등 일반 주택의 등기부를 바꿀 때도 마찬가지”라며 “(신 총괄회장 별장의 경우)땅이 아들 소유로 등기 된 상황이라면 건물도 아들 명의로 바꿔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령인 신격호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주고, 은퇴한 뒤 고향에 내려올 것을 대비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 회장은 별장에 일년에 두세번 찾고 있다. 신 회장은 같은 실향민이 살 집도 복원한 생가 옆에 함께 지었다. 마을회관까지 만들고 매년 5월 고향사람들을 초청해 잔치를 여는 것은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롯데 측은 회장 별장의 리모델링과 관련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일반 개보수 공사인데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 증축했다는 일각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공사금액이 10억원대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