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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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성동일은 늘 자신을 낮춘다. 배우가 아닌 ‘기술자’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더니 다작을 하게 된 것이라며 겸손했다. 그러나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이질감 없이 다가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깊이 있는 철학이나 배우로서의 높은 목표는 없지만, 현재를 열심히 즐기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기술자’ 성동일은 앞으로가 늘 기대되는 배우다.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성동일은 이 영화에서 가장 강구 역을 맡아 따뜻한 가장과 악마의 모습을 오갔다. ▲ 악마 연기는 처음이다. 공포 영화에 출연한 계기가 있나?“가족 이야기라서 끌렸다. 오컬트 무비라고 해서 입이 찢어지고 무모한 비주얼을 가진 악마가 안 나와 좋았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가장 친숙한 가족이 악마라서 좋았다. 이 친숙함이 가장 공포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 평범한 가장과 악마, 이중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악마를 연기할 때 다르게 표현한 게 있다면?“악마지만, 현실 속 가족이 할 수 있을 법한 대사들을 말한다. 동생 중수는 형에게 ‘형, 그럼 나는 뭐야’라고 서운함을 표하고, 아버지는 딸을 음흉한 눈빛으로 보며 ‘우리 딸 잘 컸네’라고 말한다. 밑도 끝도 없이 나오는 말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다. 그것 때문에 더 무섭게 볼 것 같다. 감독님이 그 이야기를 하셨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 그런 부분에서 ‘사자’와는 결이 다르다.”▲ 아역 3인방과 장영남과의 가족 연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현장에서는 늘 즐겁게 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1박 2일 캠프를 주도했다. 펜션 잡아서 밤새 놀면서 친해졌다. 그런 과정이 도움이 많이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로 친해지겠나. 내 나이가 후배들에게는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줄이기 위해 만남들을 많이 가진다.”▲ 자신을 늘 ‘기술자’라고 말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좋은 가장이지, 훌륭한 연기자는 아닌 것 같다. 좋은 가장, 남편 호칭이 더 듣고 싶다. 배우는 직업이니까 최선을 다할 뿐이다. 물론 연기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면 좋다. 비중을 꼽으라면 가장에 더 무게를 둘 뿐이다.”

▲ 다작 배우다. 힘들지는 않나? “언제 쉬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내 시간이 아예 없다. 그러면 죽어서 쉬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살아있을 때는 나를 믿고 따르는 가족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 자식이 다 크면 배우 흉내나 내보려고 한다.” ▲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무엇을 짓든 목수는 목수다. 한옥을 짓다가 창고를 짓는다고 해서 목수가 아닌 게 아니다. 그냥 나는 다 한다. 작품을 왜 안 가리냐고 하는 분도 있다. 그건 투자자나 제작사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불러주시면 감사하다.”▲ 스태프들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감사함의 표현인가?“현장에서 짜증을 거의 안 낸다. 그냥 촬영 현장이 좋다. 70명, 100명이 되는 사람이 나를 위해 애쓰는 모습도 감사하다. 끝이 나면 술 한 잔 사주며 고맙다고 이야기를 한다. 영화배우라는 직업이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것 같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연기도 가르쳐 주고 돈도 주지 않나. 이 이상 좋은 직업이 없다. 내가 부족하면 감독님이 채워주기도 한다.” ▲ ‘현재’를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가면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지금이 제일 좋다고 할 것이다. 어디로도 가고 싶지 않다. 내일도 싫다고 한다. ‘지금’이 제일 좋다. 이렇게 살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나. 정말 소원을 풀었다. 공채로 막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연수 개념이라 돈도 덜 받았다. 지방 가면 경비가 더 나오기 때문에 안 가려고도 했다. 그때는 양복을 사면 커버를 줬는데 무명 배우들은 그걸 들고 다녔다. 유명한 젊은 배우가 벤에서 컵라면을 먹는데 ‘얼마나 바쁘길래 컵라면을 먹을까’ 싶어 부러웠다. 이제는 내가 그렇게 됐다. 그러면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다. 바쁜 후배에게도 ‘너 밤새서 일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렇게 됐네. 축하한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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