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과 최석호 부행장 발탁

사상최대 승진에 여성도 중용

사실상 내부 후임자후보 확정

계열사·외부출신 도전 가능성

기업은행 본점
기업은행 본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재임중 사실상 마지막 인사를 단행했다.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승진과 함께 여성을 중용하고, 중소기업 금융에서 성과를 낸 임원에게 중책을 맡겼다. 취임 이후 이어온 ‘문워킹’(문재인 정부 정책호응)을 일관되게 이어가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16일 부행장 2명과 지역본부장급 9명을 승진 발령하는 등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무려 2148명이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겼다. 승진한 직원은 449명으로, 상반기 승진자(464명)까지 더하면 올해 연간 최대 규모의 승진자가 나왔다.

2명의 새 부행장도 탄생했다. 김윤기 검사부장이 준법감시인에, 김재홍 인천동부지역본부장은 기업고객그룹장에 각각 선임됐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기업고객그룹을 맡았던 최석호 부행장이 1년 반만에 ‘핵심’ 경영지원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긴 대목이다.

경영지원그룹장은 은행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자리다. 최 부행장은 1년 6개월 가량 기업고객그룹을 이끌면서 기업은행의 ‘동반자 금융’ 정책을 이끈 인물이다. 기업은행의 창업육성 플랫폼인 ‘IBK 창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행장이 맡았던 남부지역 본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금융을 총괄하는 기업고객그룹장으로 집행임원 반열에 오른 김재홍 부행장도 중소기업이 몰린 경기도 화성, 시흥에서 10년 가까이 지점장 생활을 했다. 인천과 경기권은 김 행장이 오랜기간 현장을 이끌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이밖에 지역본부장급 임원으로 새로 승진한 9명 가운데 5명도 중소기업 영업 일선에서 성과를 보인 지점장들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상 금융 역량을 보다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두루 경험을 한 인사들을 본점과 지역본부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야심차게 준비한 중소기업 경영지원 디지털 플랫폼 ‘IBK 박스’를 다음달 출시하는 등 하반기 중소기업 영업에서 ‘초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여성 직원들도 약진도 돋보인다. 이번 팀장급 승진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53%에 달한다. 기업은행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간 관리자 자리에 여성 인력을 대거 중용한 것이다. 현재 기업은행 부행장 가운데엔 여성 임원이 1명에 그치지만, 장기적으로 조직 전반에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사상 최초로 여성 은행장을 배출한 곳이다.

김 행장 후임 인사는 아직 안갯속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법상 직책인 전무는 2인자로 금융위원장이 임명권자다. 현 임상현 전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에 임명된 인사다. 김 행장까지 내리 3명의 행장이 내부출신이었던 만큼 현직 임원 가운데 행장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계열사 대표도 대부분 기업은행 출신이어서 후보군에 오를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국책은행인 만큼 관료 등 외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