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살인’ 등 재혼가정 범죄 부각…실제 범죄 비율은 더 낮아 -재혼가정 향한 편견은 여전…다양한 가족형태 인정해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원영이 사건 때, 주변 엄마들이 ‘계모가 계모 짓 했네’ 했다는 소릴 들으니 마음이 아팠어요” - 재혼가정 가장 A모(43) 씨
최근 잇따라 보도되는 아동학대 사건이 재혼가정과 재혼 부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 강력범죄 비율은 친부모보다 낮지만 ‘새엄마여서’ 혹은 ‘새아빠’여서 자식을 더 학대할 것이라는 세간의 편견 어린 시선 때문이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계부와 계모의 존재는 유독 강조돼 왔다. 친부모와 계부ㆍ계모가 공동 가해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부천에서 학대로 죽은 여중생이 백골이 돼 발견됐던 사건 역시 가해자인 ‘친아버지’와 새엄마 중 계모의 존재가 크게 부각됐다. 2016년 경기도 평택에서 사망한 ‘원영이 사건’ 가해자도 ‘친아버지’와 새엄마였다.
최근 30대 남성이 성폭행 미수를 신고한 열두 살 의붓딸을 보복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세간에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가해자 김모(31) 씨가 계부라는 이유로 ‘의붓딸 살해’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친모 유모(39) 씨가 시신 수습 현장에 있었다며 범행 가담 사실을 인정한 후에도 여전히 의붓딸 살해 사건으로 불린다.
그러나 강력범죄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가해자 비율을 보면 ’친아빠가 아닌 새아빠여서‘ 범죄를 더 쉽게 저지를 것이란 생각은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유죄판결이 확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 비율은 계부보다 친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중 친부가 가해자인 범죄는 강간 6.6%, 강제추행 3.2%인 반면, 의부가 가해자인 범죄는 강간 4.7%, 강제추행 1.4%로 그보다 낮았다. 조사대상 중 의부가 가해자인 경우는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강간4.0%, 강제추행 1.6%)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계모는 남편이 데려온 자녀를 학대하는 ‘팥쥐 엄마’라는 인식 역시 편견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개한 ‘201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을 보면 학대 가해자로는 친부모가 73.4%(친부 42.8%, 친모 30.6%)로 가장 많았다. 학대가해자가 부모면서 친부모가 아닌 비율로는 계부 1.8%, 계모는 1.5%, 양모는 0.1%, 양모는 0.1%로 나타났다.
재혼가정 부모들은 계부ㆍ계모는 프레임일 뿐이라고 말한다. 재혼가정 가장 A 씨는 “뉴스에서 ‘의붓딸 살인’ 단어만 봐도 마음이 철렁한다”며 “아이가 딸이 아닌 아들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싶다가도 재혼가정인게 무슨 죄라도 되나 싶어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엔 재혼가정이 늘어나 우리집만 특이한 상황도 아니다“며 ”다양한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세간의 편견이 여전하다”고 하소연했다.
재혼가정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추세다. 통계청의 ‘2017년 신혼부부통계’에 2012~2016년 사이 혼인신고한 부부 중 남편과 아내가 모두 초혼인 부부가 110만 3000 쌍으로 전체의 80%였다. 부부 중 1명 이상이 재혼인 부부는 20%(27만 5000 쌍)으로 다섯 중 한 쌍은 재혼부부일 정도로 재혼가정 비율이 높다. 전년도에 비해 0.1%p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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