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조 공격투자…정부도 “적극 지원”

올 1분기 실적쇼크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는 정부와 함께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를 적극 육성해 2030년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에서도 명실상부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으로 양산한 세계 첫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식을 열고 이같은 비전을 선포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 투자를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청와대와 정부도 이에 발맞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들 분야가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 3대 기둥이 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50%로 절대강자지만 시장 규모가 2배나 되는 전자기기의 두뇌 격인 비메모리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해(한국 점유율 3%) ‘반쪽짜리 1등’으로 평가됐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정부와 비메모리 동반 육성을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체질을 바꿔 10년 후 ‘글로벌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비메모리와 관련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같은 달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2030년 비메모리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의 비메모리 육성 방안에는 연구개발(R&D)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이라는 공격투자 계획이 담겼다. 이를 통해 새로 채용되는 전문 인력은 1만5000명이고, 간접고용유발효과는 42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생산라인없는 비메모리 설계전문 업체)의 진입장벽도 낮춘다. 삼성전자는 설계자산(IP)과 소프트웨어를 팹리스에 개방하고 위탁생산 물량 기준을 완화해 중소 팹리스의 소량 제품 생산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상무는 “현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방안이 과거와 다른 점은 생태계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와 정부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비메모리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대중소 기업 간의 협력관계가 구축돼 국내 반도체 산업의 체질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협력업체는 다른 산업에서의 납품업체와 다르다”면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제조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독립적인 비즈니스로 종속이 아닌 보완관계로 상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 미세공정 초격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고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기반의 7나노 제품도 출하한다. 이미 3나노까지 공정 로드맵이 나온 상태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화성 EUV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추가로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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