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손가락질에 마음의 병 더욱 악화돼 -“무조건 폐쇄병동 능사 아냐…지속적인 상담과 사회적응 훈련해야”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선이 그들의 치료를 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수의 정신질환자들이 강력범죄를 일으켰다고 해서 병원과 시설에 가두는 식의 정책을 펴는 것은 오히려 ‘쉬운 해법’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지역사회와 어울리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순득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대표는 1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신질환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환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병이 낫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적응할 기회가 박탈된 이들의 병은 오히려 심해졌다. 트라우마 때문에 아픈 환자들은 사회에서 ‘정신병자’라고 배척하려고 할 때 병세는 더욱 악화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중증 정신질환환자의 강력범죄 비율은 낮지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많은 것처럼 비춰지고 있고 , 이로 인해 환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2017년 12월 ‘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발표한 기고문 ‘범죄와 정신질환과의 관계, 사회적 편견은 어느 정도인가?’에서 “한 해 동안 일어난 절도, 폭력 등의 강력 범죄에서 정신장애자들이 일으킨 범죄의 비율은 2%에 미치지 않는데도 사회는 통계나 사실과는 무관하게 정신질환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형성하고 수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증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범죄를 일으키는 가해율 보다 오히려 자살율이 높다. 조현병 환자의 사망원인 1위는(64.7%) 자살이다. 이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및 거절로 인해 경험하는 우울, 불안, 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가 지속적인 상담과 사회 적응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운영 정신건강학교 원장은 “정신질환자들은 믿을만한 상담가에게 꾸준히 상담을 해야 하지만, 현재 센터에 가보면 어른 정신질환자에게 초등학생이 볼만한 그림책을 제공하거나 10년동안 같은 심리치료 프로그램만 하는 등 서비스의 질이 매우 낮은 게 현실”이라며 “국가가 나서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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