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ㆍ1인가족 확대 -명절 음식도 이제 ‘배달’로

[헤럴드경제=신소연ㆍ이혜미 기자]#.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A(35) 과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머릿 속이 복잡하다. 연휴 전에 시댁에 가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다음달 초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지친 몸으로 기름 냄새 맡아가며 전 부치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연로한 시어머니께 음식 준비를 모두 맡기는 것도 면목이 없다. A과장의 고민을 듣던 같은 팀 B대리(30)는 지난 추석때 차례상 세트를 샀던 반찬 사이트를 추천했다.

손쉽게 만드는 가정간편식(HMR)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명절 간편식을 찾는 손길도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마트에 직접 가 전ㆍ나물ㆍ갈비 등의 간편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배달해 차례상을 차리는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심지어 선택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한 ‘명절 음식 세트’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5일 온라인 식품 배송업체인 마켓컬리가 명절 직전 2주간 제수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이나 나물 매출은 작년 추석이 설보다 185%나 많았다. 떡과 한과 역시 3배에 가까운 298%나 급증했다. 명절 음식을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것도 모자라 마트에 갈 시간까지 줄이기 위해 배달을 해서 먹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차례상을 차리는 것 자체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작년 추석때부터 본격적으로 열린 차례상 배달 시장이 올해 설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온라인 배송업체 뿐 아니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차례상 배달 시장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이 어려운 소비자들은 아예 명절 음식 선물세트를 구매하기도 한다.

작년부터 동원홈푸드의 온라인몰 더반찬이나 GS리테일의 ‘심플리쿡’ 등 반찬업체 뿐아니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명절 음식 선물세트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들은 고급 반찬 업체들과 제휴해 배송 직전 조리하는 방식으로 음식의 맛과 편리성을 모두 잡으며 명절 배달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실제 GS리테일에 따르면 작년 추석 연휴 일주일 전부터 연휴 마지막 날까지 HMR 심플리쿡의 매출 증가율은 그해 설 같은 기간에 비해 6.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작년 설 연휴 때만 해도 심플리쿡 시작 초기다보니 절대적인 주문량은 많지 않았다. 최근 심플리쿡 판매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올해 설에는 보다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GS리테일 측은 전망했다. 이처럼 명절 음식도 배달 수요가 느는 것은 최근 명절에 대한 의미가 다소 퇴색하면서 예전처럼 제수 음식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혼인율 하락과 고령화 등에 따라 1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배달 음식으로라도 명절 분위기를 느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한 백화점 간편식 바이어는 “최근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간편식 선물세트를 선물하는 트렌드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상품을 선택하고 받아볼 수 있도록 세트로 구성해 일괄 배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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