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中 긍정적 역할 기대”한다지만… -가드너 “中, 김정은 신발 닦는 일 그만둬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중국 변수가 급부상하면서 가뜩이나 꼬인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정세가 한층 더 복잡한 함수로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한데 이어 7~10일 새해 첫 정치일정으로 방중을 선택하면서 중국을 한반도정세에 깊숙이 끌어들였다. 특히 김 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정세 관리와 비핵화협상 과정에서 ‘공동 연구ㆍ조종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혀 향후 북미대화에 있어 공동전선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변수가 한반도정세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회견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지금까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 대단히 도움을 주는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에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회담은 이어질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아주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중국 외신기자의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외교적 수사가 내포된 답변으로, 다분히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11일 “중국이 작년까지 반발짝 뒤에 물러서 있었다면, 올해는 조금 더 앞으로 나올 것”이라며 “여태까지 남ㆍ북ㆍ미가 풀어가는 선에서 한계가 드러났고 북한이 진전을 위해 중국과 같이 가는 게임을 생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미가 협상을 벌이고 한국이 중재하는 판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교수는 “한국으로서는 한반도정세 관련 참가자 수가 늘고, 의제가 복잡해지고, 경우의 수가 많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고려해야할 변수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라며 “한국으로서는 더욱 복잡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북중 밀착은 향후 한반도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4차 방중과 시 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이 신년사에서 미국의 제재ㆍ압박이 계속될 때 갈 수 있다고 언급한 ‘새로운 길’이 중국 카드임을 보여주며 미국을 압박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을 비롯해 미국과 정치ㆍ경제ㆍ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대북지렛대를 입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과 미국을 겨냥한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ㆍ전쟁장비 반입 완전 중지는 북한의 주장이자 중국의 바람이기도 하다. 향후 비핵화협상과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다면 미중 간 대립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
한반도정세의 핵심 플레이어인 미국 측에선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코리 가드너(공화당)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 대해 “중국이 김정은의 신발을 닦아주는 일을 이제 그만둬야할 때”라면서 “중국이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도록 충분한 노력을 쏟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걱정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이어 “중국은 김정은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켜나가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할 역량이 있으며,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중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에 직면에 통일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에 타협을 압박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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