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지원대책 쏟아내지만 여전히 부진 거제지역 올 상반기 실업률 전국최고 기록 선박수출 부진…경남 올 수출 11년來 최악 미래 불안심리에 혼인·출산율 갈수록 ‘뚝뚝’
정부가 잇따라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역 경제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이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22일 발표한 ‘조선산업 활력 제고방안’도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소퇴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응급처방의 성격이 강하다. 세계 조선업 시황이 개선되고,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는 한 정부 정책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2일 통계청의 올해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 거제시는 올해 상반기(4월 기준) 154개 시군 중 가장 높은 실업률(7.0%)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상·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최고치다. 거제시 실업률은 2017년 상반기만 해도 2.9%로 실업률이 전국 시 지역 평균(3.0%)을 하회했다. 조선업 불황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선업 불황으로 실업률이 오른 것은 통영시도 마찬가지다. 통영시는 지난 4~5월 거제, 울산 동구, 진해, 고성 등과 함께 고용위기지역이자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통영시의 실업률은 6.2%로 거제 다음으로 높았다.
통계청의 ‘지역경제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산업화 역사의 현장인 울산 지역의 올해 3분기 실업률은 1년전보다 1.3%포인트 상승한 4.9%에 달했다. 같은 분기를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3분기에 6.1%를 기록한 이후 19년만의 최고치다.
특히 선박 수출의 부진으로 경남 지역 수출은 11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경남도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324억 4301만 달러로 지난 2007년(294억 668만 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중 선박·수상구조물의 수출액은 84억 9523만 달러(73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7억 8734만 달러(152건)보다 202억 9211만 달러 감소했다. 경남지역 선박 수출액이 7개월 연속 월 10억 달러를 넘지 못한 경우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이들 지역 혼인수와 출생아 수가 줄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대형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 지역 혼인수는 ▷2015년 2281쌍 ▷2016년 2040쌍 ▷2017년 1577쌍으로 조선업 불황이 시작한 후 해마다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도 ▷2015년 3533명 ▷2016년 3233명 ▷2017년 2614명에 이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264명에 그치고 있다.
혼인율과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실직, 수입 감소,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제시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구조와 지역의 경제구조를 혁신해 새로운 활력 요소를 발굴하지 못할 경우 러스트 벨트는 점차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22일 “세계의 선박 발주량은 아직 2013년의 절반 수준이고 중소형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어렵다”며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군산, 통영, 거제 등의 경제 활력을 회복하려면 정부가 마련한 지역 지원 대책을 속도감 있고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어 “정부는 4월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군산, 통영 등 6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해 왔다”며 “선박 수주 증가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일감·자금·고용 등의 애로를 덜어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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