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설립 자본금 송금한 게 아니라고 증거 제시했는데...”

-변호인, “MB 접견하고 상의한 뒤 입장 밝힐 것”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단히 실망스럽다. 다스와 삼성 뇌물 부분에 상당한 반박 물증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부에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5일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판결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자본금을 송금한 게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재판부가 김성우 전 사장 등의 말을 타당하다고 받아들였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무죄가 나온 부분은 법리적으로 문제 되는 부분들”이라며 “예상됐던 무죄 부분보다 유죄 부분이 훨씬 더 아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을 접견하고 상의한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6개월간의 심리를 맡아온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정계선)는 오후 2시 3분께 “2018고합340호(사건번호) 이명박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고지한 후 선고를 시작했다.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는 공소사실에 대한 유ㆍ무죄 판단을 쉼 없이 읽어갔다. 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준비기일 포함해 29차례 열린 공판 내내 이 전 대통령이 앉았던 좌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강 변호사는 선고 내내 눈을 감고 양손을 모은 채 재판부의 판단을 들었다.

오후 3시 6분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정적이 흘렀다. 법정 내에서 항의를 하거나 소란을 피운 방청객은 없었다. 선고가 모두 끝났는데도 방청객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법원 직원의 “판결 끝났습니다. 퇴정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방청객들이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한 중년의 방청객은 법정 밖에서 “이재오, 이명박 똘마니”라며 고성을 지르다 경위들의 제지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3분부터 63분간 열린 선고공판은 법원 역사상 세 번째로 TV 생중계됐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와 재판 생중계에 대한 반발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종종 속행공판 때 참관했던 이 전 대통령 측 세 딸도 오지 않았다. 대신 강훈ㆍ김병철 변호사 등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 5명만 재판에 임했다. 검사 측에선 신봉수 특수1부장, 송경호 특수2부장 등 9명이 자리했다. 이재오 전 의원와 김효재 전 정무수석,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측근들도 법정 맨 앞줄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150석의 방청석은 방청객과 취재진 등으로 대부분 가득 찼다. 이 중 30석은 일반 시민들에게 배정됐다. 사전 방청권 추첨에 응모한 사람은 12명에 불과해 나머지 18석은 당일 선착순으로 배정됐다. 77세인 이 전 대통령이 형을 그대로 확정받을 경우 92세에 출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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