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측 “대통령 지원 요구에 응한 게 전부” - 석방 땐 총수 공백 만회…구속 땐 롯데 경영 난관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뇌물공여와 경영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 선고가 5일 오후 2시30분 내려진다.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될지 여부가 재판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재계 5위 롯데그룹의 ‘비정상적 상황’이 정상화할 것인지, 아니면 총수 부재가 해를 넘겨 장기화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롯데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이날 신 회장의 ‘뇌물공여’,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 등에 병합 선고를 내린다. 1심에서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 실형이 선고되면서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2심에서 신 회장에게 두 혐의를 합쳐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재계는 신 회장의 항소심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했던 일부 결정적인 증언이 효력을 상실했고 새로운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을 통해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제의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최소한 신 회장이 면세점 청탁을 위해 권력 최고 정점에 있는 청와대에 먼저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가 먼저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했고, K스포츠재단 출연도 거절할 수 없었다는 신 회장 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또 안 전 수석이 롯데 고위 임원(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과 통화하면서 수첩에 롯데의 사업 방향에 대해 적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해당 임원과의 통화는 단 한 차례 29초에 불과했다는 것도 확인됐다. 29초 만에 면세점 청탁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얘기했다는 것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호인은 이 같은 증거를 근거로 신 회장 법정구속의 결정적 단서가 된 안 전 수석의 수첩과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하며 2심 재판부가 판단을 달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1심에서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경영비리 혐의 역시 신 회장이 가족 중심으로 이뤄진 불투명한 경영을 개선하고자 지속해서 노력했고, 현재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 순환출자 해소 등 갖은 노력을 하는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 시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는 지난 2월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된 직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경영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해외 진출이나 신규사업 확대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판단이 없이 진행하기 어려운 주요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약 10건에 달하는 모두 11조원 규모의 M&A를 검토했으나 모두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신 회장이 석방될 경우 롯데는 총수 부재로 미뤄왔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을 비롯해 중국 사업 점검ㆍ 재정비, 각종 M&A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체제 강화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등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신 회장의 구속이 유지돼 롯데그룹의 총수 부재가 해를 넘길 경우 롯데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판단으로 대처하지 못해 도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단락됐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속수감 중에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로부터 탄탄한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지만, 구속이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한ㆍ일 롯데의 공조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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