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 당국 영업ㆍ위험관리 기준제시 왜곡된 위험관리...자율성 훼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리먼브라더스 붕괴가 남긴 교훈은 금융권의 탐욕 과잉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다. 하지만 우리 금융권에는 왜곡된 형태로 나타났다. 이른바 권력의 개입이다. 당국의 규제는 자율적 위험관리와 자생적 경쟁력 강화 유전자를 소멸시켰다.

권력에 줄을 댄 사람들이 낙하산 인사로 대형 금융회사 요직에 배치되기 일쑤였다. 현정부에서는 대출금리 산정, 임직원 선임 등 세세한 부분까지 당국의 규제 칼날이 예리해지고 있다.

소비자를 보호하고, 합리적 지배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한 취지인 점은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민간기업인 금융회사의 경영자율성을 훼손, 또다른 ‘관치’ 구조를 만들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규제를 어느 선까지 풀고 조일 것인지 ‘적정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하는 이유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찍을 하나 주면 당근도 하나가 필요한데 이런 게 좀 부족한 거 같다”며 “말을 잘 달리게 하려면 채찍도 필요하지만 먹여놓고 달리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례로 카드업계는 2003년 신용대란 이후 꾸준히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리먼 사태 이후 정치권 주도로 무려 11차례나 수수료 인하가 이뤄졌다.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자본건전성 강화 속도는 더뎌졌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자율성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강화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냉정한 판단도 요구된다. 자칫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 있어서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 조치 등에 맞서 서민ㆍ취약계층 대출을 줄이고 있다. 규제가 업계의 소극적인 영업을 유도하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전이되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그림자 규제를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당국의 얘길 믿고 싶다”며 “규제개혁을 꾸준히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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