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 의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냉전 해체와 평화협정 체결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냉전 종식의 시발점인 된 ‘몰타 회담’에 비유해 ‘제 2의 몰타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89년 지중해의 몰타섬에서 미소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는 선언과 함께 냉전 구조 해체에 착수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은 ‘우리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는 것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조치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첫 조치를 이미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주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 의원은 “그보다는 신뢰 구축과 평화체제 정립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비핵화와 종전의 문제는 화해협력 체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내용이다.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총론에 여러 세부사항을 담아낸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특히 종전선언은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완성될 수 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상태 종식과 함께 평화선언에 나선 것에 우선적으로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있다. 평화선언, 종전선언, 평화협정의 순서는 이후 자연스레 거치는 과정이 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그는 “이제 핵무기를 가졌으니까 미국이 우리를 못 친다는 자신감이 그 첫째다. 실제 1차, 2차 정상회담은 남쪽에서 제안하고 설득해서 수동적으로 불려나온 정상회담이지만 이번 경우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시간표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국가 목표가 이동한 것이 두번 째 원인이다. 지난 6년 동안 집권 후 핵무기 완성을 위해서 질주해오던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제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노선으로 목표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기존 ‘강성대국, 선군정치’에서 경제 건설로 방향을 전환한 맥락에서 볼 때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담은 USB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전선언과 불가침이 약속된다면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보면 ‘핵 없이도 잘 살 수 있겠다’고 확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대해서 “과거 김정일 위원장은 한반도의 불행했던 과거를 거론하면서 ‘영토적 야심이 없는 주한미군이 동북아 군비경쟁의 균형자로서 평화유지군으로 있는 것이 동북아 안정에 기여한다’고 말했다”며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서도 고스란히 선대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태형ㆍ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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