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매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을 통해 국가 주요시책을 결정하는데 이를 합쳐 ‘양회’라고 한다. 올해 양회에서는 시진핑 2기의 지도부와 권력구조 개편이 주목 받았다. 이외에도 눈여겨 볼 것이 있는데 국무원(우리의 행정부에 해당) 조직개편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점은 국가여유국이 문화여유부로 승격되고 공안부 소속의 출입경관리국이 국가이민관리국으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중국인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내세울 때부터 문화와 관광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의 확대는 예견된 일이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세계 인구대국 1위인 중국이 국가 ‘이민’ 관리국이라니 너무나도 의외가 아닌가.
필자는 중국에서 장기간 근무한 경험이 있어 중국 출입국관리의 흐름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국가이민관리국의 조직개편에는 뒤통수를 크게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13억5000만 인구의 나라가 인재 유치를 위해 이민을 국가 아젠다로 삼고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그전에도 ‘천인계획’이라는 인재유치 정책이 있었지만 이는 주로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귀환 프로그램 정도로만 역할을 했지 본격적인 이민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중국은 1979년부터 인구증가가 국가발전에 장애요소라고 여기고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인 한자녀 정책을 추진해왔다. 유명 영화감독인 장이모 감독이 한자녀 정책을 위반해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사회적 비난과 함께 엄청난 벌금을 낸 적도 있다.
그런 산아제한 정책이 2013년에는 부분적으로 두 자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더니 2016년 양회에서는 한자녀 정책을 전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기대한 만큼 출산율이 오르지 않자 2년 만에 이민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 초대수장으로 공안부 서열 8위의 차관급 인사를 임명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출입국관리 업무는 공안부, 비자발급 업무는 외교부, 외국인 취업허가는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서 담당하는 등 외국인 관련 업무는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었는데, 이번 조직개편으로 국가이민관리국이 외국인과 이민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신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는 중국이 신이민정책으로 향후 세계 우수인재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민정책에 있어 폐쇄적인 나라로 알려진 일본도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동북아 한중일 3국의 외국인재 유치경쟁은 신삼국지 형태로 확전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도 외국인과 이민업무가 부처 간 업무 중복이 심각하고 예산 집행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민부서 조직개편의 청사진을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고려한다면 중국보다 우리가 이민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더욱 절실할 것이다. 중국의 국가이민관리국 출범은 그냥 구경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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