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살다보면 꼭 필요해서 아니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쓰지만, 쓰고 나면 너무나 아까워 땅을 치며 후회하는 지출이 있다. 여기서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아까운 건 아까운 거다.
▶ 소개팅 데이트 비용=이성과 시간을 갖는 데 돈 한 푼 안들이고 만날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인 ‘더치페이’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자 식사, 여자 커피’ 정도는 부담해야 하는 것이 보통 아닐까. 그런데 소개팅에 나온 이 여자, 나를 보러 나온 건지, 카톡질을 하러 나온 건지 나와는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묵념 중이다. 그러면서 다른 약속이 있다며 식사만 하고 헤어지잔다. 내가 이 여자 밥 사주러 이 자리에 나왔나? 계산서를 던져주고 나올 걸 그랬다.
▶ 맞아? 기다려? 소나기 올 때 우산=출근길 버스를 타고 회사로 향하는 데, 아무래도 하늘이 심상찮다. 꾸물꾸물하던 하늘이 이젠 시커먼 먹구름으로 가득 찼다. 불안한데... 버스를 내리기도 전부터 샤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폭우가 쏟아진다. 버스에서 내렸지만 이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비맞은 생쥐 꼴로 사무실까지 달려갈 자신은 없다. 그렇다고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자니 출근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할 수 없다. 가판대에서 3000원짜리 비닐 우산을 집어들며 생각한다. “집에 우산이 몇 개 더 있더라”
▶ 정말 ‘불’필요한 라이터=분명히 주머니에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손을 찔러넣으니 없다. 담배는 꺼내들지만 불을 당기지 못해, 맨 담배만 입에 물었다 떼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빌려볼까? 안타깝지지만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 하나 없다. 에라… 담배를 입에 문 채로 눈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달려간다. “라이터 하나 주세요”
▶ 밥값보다 비싼 식후 커피=회사 동료와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말아먹은 공기밥 값을 합쳐도 1만원이 채 안된다. 아, 한끼 잘 때웠다. 동료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 한다. 사무실에 가면 믹스 커피가 있는데 굳이 별다방, 콩다방을 가야한단다. 나는 그냥 아이스아메리카노, 그런데 이 친구는 주문이 길다. 레드 빈이 어떻고, 프라푸치노가 어떻고... 두 잔값이 1만원이 넘었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 IT시대에…PC방서 문서출력=일 때문에 외부에 나와 있는데 회사 상사에게 연락이 온다. 지금 보내주는 파일을 문서로 출력해 거래처에 보내라는 지시다. 그냥 파일로 보내면 안되나. 굳이 문서로 출력해서 가져오라는 자체가 불만이다. 할 수 없이 출력을 위해 PC방으로 간다. A4 한장에 500원. 아깝지만 할 수 없다. 거기다 문서를 출력하고 나오려는데, PC방 사장이 말한다. “한 시간 1000원입니다” 문서 출력하는데 PC 썼다고 그 이용료를 내라?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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