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은행권 ‘리딩뱅크’의 자리를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혈전이 예상된다. 지난 8년 간 선두에서 독주 체제를 굳혀온 신한금융과 맹렬한 기세로 역전을 노리는 KB금융 간의 자존심 싸움이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3월 말 공개되는 사업보고서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나오면 어느 쪽이 리딩뱅크의 영광을 안을 지 확실히 드러난다.
작년 3분기 말까지 누적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이 2조7577억원으로 신한금융(2조7064억원)보다 500억원 정도 앞서 1위 탈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주력 자회사인 은행 실적에서도 국민은행이 1조8413억원의 순익을 올려 신한은행(1조6959억원)을 일단은 앞질렀다.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2014년 KB 사태의 상처에서 회복한 KB금융이 LIG손해보험, 현대증권을 적극 인수ㆍ합병(M&A)하며 덩치를 키운데다 KB손해보험과 캐피탈을 완전 자회사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통했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올해에도 승기를 잡기 위해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M&A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임을 확정하며 “아시아 리딩뱅크로 성장하기 위해 과감한 M&A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다. 작년 말 임원인사ㆍ조직개편에선 약속대로 지주-은행 경영을 분리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맞서는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아 ‘2020 프로젝트’ 추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글로벌 M&A와 함께 자본시장 부문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작년 연말 조직개편에서도 은행-금융투자-보험 계열사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투자운용사업부문을 신설하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도 올해 금융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 중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 부분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 회장과 가까운 사외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연임을 유리하게 한다는 ‘셀프연임’ 문제가 핵심이다. 금융그룹감독혁신단에서 셀프연임 등 지배구조 제도 개선 방향을 담은 ‘금융그룹 통함감독 방향’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는 통합감독체계를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가장 먼저 적용을 받은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3월 말 만료되면서 이달 중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김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는 새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노동이사제’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KB금융 노조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후보를 낼 계획이다. 금융행정혁신위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했으나, 금융위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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