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의미
경쟁사와 기술격차 더 벌려 내년 수퍼 사이클 천군만마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극복의 신화를 썼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2세대 D램(이하 1y나노 디램)’ 양산에 성공하며 글로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문한 초격차전략의 실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산으로 기술 격차가 1년 이상으로 확대됐을 것으로 점친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디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니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 업체들의 추격 의지 또한 일거에 불식시키는 파급력을 지닐 전망이다.
▶프리미엄 D램 수요 적기 대응=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1y나노 디램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며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디램 양산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버용 DDR5, 모바일용 LPDDR5, 슈퍼컴퓨터용 HBM3 및 초고속 그래픽용 GDDR6 등 차세대 프리미엄 D램 제품의 양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진교영 사장은 “발상을 전환한 혁신적 기술 개발로 반도체의 미세화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며 “향후 1y나노 D램의 생산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을 10나노급으로 전면 전환해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1y나노 디램은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1세대 10나노급 D램보다 생산성을 약 30% 높였다. 글로벌 고객의 프리미엄 D램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초격차 경쟁력을 구축한 셈이다. D램은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단위당 생산량이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진다.
미세 공정 개발은 곧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확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디램의 미세공정 부문에서 경쟁사들과 비교해 최소 1년 이상 기술력을 벌이는 효과를 얻게 됐다. 삼성전자가 작년 2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디램(1x 8Gb DDR4)을 양산할 때도 경쟁사 대비 1년 이상 빠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10나노 1세대 디램의 경우 20나노에서 10나노로 넘어가는 포문을 연 것”이라며 “이번 2세대는 1세대와 같은 10나노급이지만 그 안의 설계와 구조를 다 바꿔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서버 제품 기반, 디램 시장 확대 전망=1y나노 디램은 내년에도 이어질 D램 시장의 호황 국면에서 삼성전자에 적잖은 수익성 향상 효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D램 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인터넷, 클라우드 업체들의 서버 증설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D램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신제품 양산에 따른 효과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 올해 3분기 전 세계 서버 매출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16% 증가한 147억달러(16조656억원)를 기록했다. 출하량도 2016년 2분기 이후 5.1% 늘어난 282만8617대로 집계됐다. 내년에도 증가세는 이어진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서버 출하량은 5.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20~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량 증가로 D램 가격 상승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트렌드포스 보고서는 내년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5~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요 IT 기업들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투자를 늘리는 것이 주요 요인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톱 IT 기업의 내년 서버 시설투자비는 536억달러(약 59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초대형 IDC는 10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버시장 성장세로 올해 D램 시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191억8100만달러(20조9570억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동안 45.8%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2위 SK하이닉스가 28.7%의 점유율을 기록해 한국 기업이 전체 D램 매출의 74.5%를 독식했다. 뒤이어 미국 마이크론이 21.0%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은 공급초과 상황에서 모바일 분야 및 서버용 신제품 수요 증가, 공급업체의 선단공정 확대 지연 등으로 공급 부족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PC, 모바일 D램 수요가 견조하고 서버용 D램 시장이 급증하며 내년 D램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