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ㆍ맞벌이 증가로 급속도 성장 -건강식 수요에 나물밥 ㆍ비빔밥 등 확장 -‘차지고 고슬고슬’…인스턴트 편견 깨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싱글족의 냉장고는 간소하기 짝이없다. 대차게 냉장고 문을 열어봐야 기껏 음료수와 반찬 몇 가지만 자리잡았을 뿐이다. 1인가구 직장인 허재윤(34) 씨는 “집에서는 밥을 아예 해먹지 않는다”며 “대신 ‘밥’을 챙겨먹기 위해 라면보다 간단한 냉동밥을 비축해둔다”고 했다. 이처럼 조리는 부담스럽지만 집밥을 원하는 이들 사이서 냉동밥이 단골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동밥 시장은 2012년 88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3년 130억원으로 커졌고 이듬해 210억원, 지난해는 5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6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올해 9월까지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44% 증가,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냉동밥 시장은 올해 6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 점유율은 ▷CJ제일제당(36.4%) ▷풀무원(19.6%) ▷오뚜기(15.8%) ▷천일식품(5.7) ▷대상(4.4%)이 차지하고 있다.
냉동밥은 2009년 10월 첫 등장했다. 풀무원은 당시 냉동밥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시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다 2015년 CJ제일제당이 냉동밥에 ‘비비고’ 브랜드를 붙이며 시장 확대에 불을 붙였다. 2014년 19.8 %에 불과했던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2015년 20%대 에 올라서더니 올해는 36.4%까지 확장하며 풀무원과의 격차를 16%P 이상으로 벌렸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0%대의 점유율로 풀무원ㆍ오뚜기와 삼파전을 벌였던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성장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냉동밥 매출은 지난해(180억원) 보다 67% 성장한 3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대충 때우는 한끼, 값싼 인스턴트의 오명을 갖고 있던 냉동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조사의 기술력 향상과 미각 트렌드 반영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초기 냉동밥은 새우볶음밥, 김치볶음밥 등 ‘흔한 볶음밥’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건강한 식재료, 채식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업체들은 비빔밥, 나물밥, 영양밥 등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풀무원은 2015년 12월엔 ‘갓 수확 후’라는 냉동밥 슬로건을 발표하며 냉동밥에 건강한 이미지를 내세웠고 업계최초 냉동비빔밥을 선보였다. 현재 리조또 2종을 비롯해 13종의 냉동밥을 출시한다.
CJ제일제당은 ‘불맛’으로 차별화 한다. 밥을 포함한 모든 재료를 180도 이상 고온 불판에서 빠르게 볶아 불맛을 살렸다. 현재 볶음밥 3종을 비롯 비빔밥 2종, 나물밥 3종 등 총 8종의 냉동밥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중화볶음밥 등을 비롯한 ‘오뚜기 볶음밥’ 5종을 운영한다. 스크램블 에그를 듬뿍 넣어 계란의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료 준비와 손질, 조리 부담이 없으면서도 4000~5000원대 가격으로 2명이 즐길 수 있다는 합리적인 가격 또한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며 “일본의 경우 가공밥 시장서 냉동밥과 즉석밥이 비슷한 규모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도 비슷한 양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