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수업이 노잼”, “성형티 남, 예쁜 척 그만”.
전국 초ㆍ중ㆍ고가 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원 능력 개발 평가’ 가 진행중인 가운데 만족도 조사가 익명이라는 점을 악용해 교원평가에 음담패설을 적는 학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1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만족도 조사지’를 읽다가 눈물을 쏟았다. 만족도 조사지엔 “성형 티 남, 예쁜척 그만”이라는 글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다리가 굵으니 치마를 안 입으셨으면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가슴이 크다. 하고 싶다’는 음담패설부터 ‘그냥 싫다. 죽었으면 좋겠다’, ‘이제 너무 늙으셨다’등 악플과 다를 바 없는 교원평가를 적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지엔 올바른 교육을 하는지 등 능력평가를 하는 것이 아닌 외모를 비하하는 인격 모독적인 말들이 가득했다.
악의적 비방은 학부모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부모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선생님답게 생기지 않았다. 말을 상냥하게 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얼굴 볼 일도 없고 자녀나 주변 학부모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로 적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아이들에게 엄하게 대하면 그대로 나쁜 평가로 돌아온 다. 무관심한 교사들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10월 12~16일 전국 교원 1만622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4%가 ‘교원평가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원평가제는 교원의 전문성을 키우고 학생학부모의 공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교원의 불필요한 업무를 가중하고 있고(97.1%) 교사들의 사기만 떨어뜨린다(96.7%)는 게 주된 이유다.
아이들을 엄하게 야단치고 학칙대로 엄격하게 다루는 교사들은 매년 낮은 업무평가 점수와 악의적 서술평가를 받는다. 아예 ‘학생만족도 조사’ 결과를 제대로 열람하지 않는 교사들이 늘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현직 교사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가운데 교육부는 교원평가의 개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욕설이나 비속어들을 금칙어로 등록해 사용을 못하게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두 걸러 낼 수 는 없다”며 “수년간 끌어온 (교원평가) 제도를 즉각 폐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